중국 최고의 왕훙(网红·인터넷 스타)으로 꼽히는 파피장(33)이 최근 갓 태어난 아기의 이름을 남편 성을 따라 짓기로 했다는 이유로 일부 네티즌의 비난을 받고 있다.
그동안 독립적인 여성 이미지로 활동해 놓고 결국 가부장적인 사회 규범에 굴복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비판은 여성의 선택권까지 무시하는 극단적인 페미니즘이라는 역풍도 거세게 일고 있다.
13일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파피장은 어머니의 날인 지난 10일 자신의 아기를 품에 안은 채 피곤한 모습으로 찍은 사진과 함께 엄마가 되는 게 가장 힘들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대학원 시절 공부할 때, 이후 촬영할 때, 출장 가야할 때, 드라마나 영화 촬영을 할 때 등등 너무 피곤했는데 엄마가 되는 것만큼 피곤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많은 네티즌은 파피장의 고충을 이해한다고 공감하며 축복과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일부는 파피장의 독립적인 여성 이미지가 무너졌다며 조롱했다.
일부 네티즌은 파피장이 갓난 아기에게 남편 성을 따르도록 한 것은 가부장적 사회 규범에 굴복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독립적인 여성으로서의) 입장이 임신 이후에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파피장이 춘제(春節·설) 때 남편과 각자 고향으로 갔고, 아기도 낳고 싶지 않다고 하는 등 줄곧 여성의 독립을 말해왔는데 출산 후 달라졌다는 것이다.
일부 극단적인 네티즌들은 파피장을 ‘결혼 당나귀’(婚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이는 자신을 노예로 팔아 결혼하는 여성을 비하하는 용어라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그러나 이런 악의적인 비난은 곧바로 거센 역풍을 불러일으켰다. 네티즌들은 이를 극단적인 페미니즘이자 도덕적 강압이며 쓸데없는 참견이라고 일축하며 파피장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한 네티즌은 “자녀가 엄마나 아빠 누구의 성을 따도록 할지는 각자의 권리이고, 페미니즘은 여성들이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여성들이 직장에서 일하는 것이나, 결혼해서 아이를 기르거나, 그들이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는 게 페미니즘”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은 “독립적인 여성은 경제적·정신적으로 독립적이고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본다”며 “이런 독립성을 근거로 사회적 관계를 맺고, 가정을 꾸리는 것은 모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