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만갑 담배 밀수 ‘덜미’…단일 밀수 역대 최대 규모

입력 2020-05-13 14:48
부산본부세관 제공

동남아로 수출한 국산 담배를 환적화물로 위장해 밀수입한 일당이 세관에 적발됐다.

부산본부세관은 수출한 국산 담배 64만갑(시가 28억원 상당)을 국내로 밀수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A(37) 씨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세관은 또 공범 B 씨를 불구속 송치하고 달아난 공범을 추적하고 있다.

A 씨 등은 최근 베트남과 태국 등 동남아로 수출한 담배를 대형 컨테이너에 실어 중국으로 보내는 환적화물인 것처럼 위장해 밀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부산세관이 검거한 단일 담배 밀수 사건 압수량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세관에 따르면 이들은 밀수를 위해 베트남, 태국 등지로 정식 수출된 국산 담배를 현지에서 대량 구매해 캄보디아로 보냈다. 담배는 서류상 여행용 가방으로 위장했다. 중국으로 가는 환적화물인 것처럼 부산항에 반입된 컨테이너는 부산항 북항에 내려진 뒤 트레일러를 이용, 신항으로 운송하다 갑자기 정상 운송경로를 이탈했다.

트레일러가 멈춘 곳은 부산 강서구에 있는 비밀창고. 이들은 밀수 담배를 내리고, 미리 준비해둔 여행용 가방을 담배가 있던 컨테이너에 옮겨 실었다가 추적 중이던 세관 직원들에게 적발됐다. 세관 조사 결과 A 씨 등은 담배와 여행용 가방을 바꿔치기하기 위해 비밀창고에 작업 인부와 여행용 가방, 컨테이너 씰(개폐 여부를 확인하는 일종에 1회용 자물쇠)을 준비했다.

세관은 그동안 적발한 밀수 사건 수출입과 입출항 자료 등을 빅데이터 기법으로 분석해 우범 컨테이너를 특정하고 잠복, 미행 등 다양한 수사기법을 총동원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밀수가 성공했으면 이들은 5억원 상당 부당이익을 챙기고, 21억원에 달하는 국고 누수가 발생했을 것으로 세관은 추산했다.

세관 관계자는 “관세청의 신속 통관 등 경제활력 지원대책을 악용한 한탕주의식 담배 밀수 등을 차단하기 위해 단속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