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이태원 클럽 방문자들의 자발적 검사를 유도하기 위해 일부 지역에서 시행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익명검사’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불필요한 사생활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익명검사를 전국으로 확대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어제(12일) 공문이 나가서 오늘부터 전국적으로 보건소에서 익명검사를 시행할 계획”이라며 “선별검사의 문턱을 낮춰서 쉽고 빠르게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이태원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클럽에 다녀오신 분들도 (사생활을) 보호하면서 검사를 빨리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익명검사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 소재 유흥시설을 방문한 사람에 한해서 적용된다. 방역 당국이 자진검사를 권고한 대상은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6일까지 이태원 일대 클럽이나 주점 등을 방문한 이들이다.
정 본부장은 “모든 선별검사를 다 익명으로 하느냐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어느 정도의 기간과 특수성을 고려해서 (익명검사를) 시행하고 있고 전체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이날 낮 12시 기준 이태원 소재 클럽 등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119명으로 나타났다. 이중 클럽에 직접 방문한 사례는 76명, 2차 전파로 감염된 환자는 43명이다.
정 본부장은 “진단이 늦어지고 시간이 지체될수록 2, 3차 전파로 확산되어 피해가 커질 수 있다”며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는 정말 잔인한 바이러스다. 내가 감염될 경우에 나와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큰 피해를 주며 시간이 지나 2차, 3차 감염으로 확산될 경우는 공동체 전체에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 달라”며 “책임있는 국민으로서 바로 검사에 응해 주실 것을 간절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