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유튜버 양예원을 비판하는 안티 페미니스트 규탄 집회를 보고 “충격과 공포”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안티 페미니스트 규탄 집회’ 영상을 올렸다. 그러면서 “오, 충격과 공포. 이렇게 아방가르드한 퍼포먼스는 본 적이 없다”며 “굳이 분류하자면 Abject Art 라고 할까?”라고 운을 뗐다.
그는 “옛날에 1t 트럭 짐칸에 멸공이라고 적힌 십자가를 세워놓고 그 아래로 나체로 서서 시청광장 도로를 질주하던 두 노인의 퍼포먼스 이후로 마침내 전위적인 작품이 또 하나 나왔다”며 “대한민국에서는 예술을 못한다. 일반인들이 외려 예술가들에게 쇼크를 주니…”라고 비꼬았다.
앞서 지난 10일 오후 2시 서울 강남역 9번 출구에는 양씨와 페미니스트들을 규탄하는 ‘제1회 안티페미 집회’가 열렸다. 이곳에서는 남성 2명, 여성 1명이 삶은 돼지머리를 망치로 내려치는 퍼포먼스가 이뤄졌다.
행사에 앞서 유튜버 시둥이는 “또 다른 양예원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이런 짓을 하면 집회가 열린다는 것을 보여줘야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집회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시둥이는 정치 이슈를 다루는 우익 성향의 안티 페미니즘 유튜버다.
동물 해방 운동가인 섬나리씨도 11일 페이스북에 해당 퍼포먼스를 찍은 영상을 공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섬씨는 “존재에 대한 혐오와 배제를 반대하는 페미니즘을 규탄한다며 열린 집회는 사회 최약자의 머리를 깨부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며 “(이들은) ‘메퇘지(메갈+돼지)’ ‘웜퇘지’ ‘먹방’을 한다며 돼지의 머리를 꺼내 바닥에 던진다. 산산조각나 형체가 무너진 돼지의 머리를 들고 환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죽은 돼지의 몸은 널려 있다. 그런데 이건 고기일까? 세상을 느끼는 몸을 가졌던, 살고 싶었던 누군가의 머리라고 생각하면 이 폭력적인 사회의 모습이 더 제대로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이 외치고 있는 폭력적인 여성혐오 구호들의 의미도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며 “이것은 폭력이다. 우리의 사회, 우리 삶의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