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친형 “가해자, ‘반공인’ 작곡가 겸 가수라고 말해”

입력 2020-05-13 11:18
11일 전날 '주민 갑질'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아파트 경비원이 근무하던 서울 강북구의 아파트 초소. 연합뉴스

입주민 갑질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의 친형이 “가해자가 스스로 ‘반공인’이라고 했다”면서 “후배들을 불러 동생을 땅에 묻어버리겠다는 협박도 했다”고 말했다.

입주민 갑질에 고통받았던 경비원의 친형인 A씨는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유가족으로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서운하고 답답하다”면서 갑질 사건의 전말을 밝혔다.

A씨는 갑질로 동생을 숨지게 한 가해자가 “사과를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며 “가해자가 동생 영정 앞에서 사과할 기회를 주기 위해 예정된 발인 날짜를 미뤘다”고 말했다. 12일로 예정됐던 발인은 14일로 연기됐다.

앵커가 A씨에게 “가해자가 뭐 하는 사람인지는 알고 있냐”고 묻자 A씨는 “어제 가해자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자신을 ‘반공인’이라고 표현했다”면서 “작곡가 겸 가수라고 하고 000 매니저라고 하고 이상한 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가해자를 실제로 본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가해자가 동생을 대면한 첫날부터 ‘머슴’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4월 21일부터 주차 문제로 가해자의 폭행이 시작됐다”면서 “그 이후로 지속적인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지난달 27일 동생이 경비 초소에 있는 화장실에 소변을 보러 들어갔는데 가해자가 그곳에 숨어 있었다”면서 “동생 소변도 못 보게 하고 감금 폭행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가 동생에게 ‘너는 소변을 볼 자격이 없다. 바지에다 그냥 싸라’고 말했다”며 “그날 코뼈도 부러졌다”고 말했다.

A씨는 가해자가 교묘하고 치밀해 지능범 같다는 발언도 했다. 그는 “가해자가 오히려 동생에게 폭행당했다며 ‘장애등급’을 받았다는 문자를 보낸 적이 있다”면서 “그 장애진단서는 사실 가해자가 2019년 교통사고로 받은 것인데 중요한 부분은 다 지워서 보냈더라”고 말했다.

A씨는 가해자가 폭행과 폭언에 이어 협박도 일삼았다고 밝혔다. A씨는 “가해자가 동생에게 ‘너 쥐도 새도 모르게 우리 조직들 풀어서 땅에 묻어버리겠다’고 말했다”면서 “동생이 그 말을 듣고 눈이 커져서 아무 데도 못가고 그런 패닉 상황에 놓였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는 “일반인이면 이런 상황에 사표를 내겠지만 내 동생은 어린 딸을 둔 가장”이라며 “동생이 딸하고 먹고 살아야 한다며 사표도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유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