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한 역무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로 추정되는 남자로부터 침을 맞은 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2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런던 빅토리아역 매표소에서 근무하던 벨리 무징가(47)는 지난달 5일 같은 지역 바넷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그녀는 지난 3월 22일 다른 동료와 함께 역 중앙홀에서 근무하던 중 익명의 남성으로부터 이유 없이 침을 맞는 봉변을 당했다. 해당 남성은 코로나19 환자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상황은 이랬다. 근무 중인 무징가와 그녀의 동료에게 갑자기 어떤 남성이 다가와 “왜 거기에 서 있냐”며 말을 걸었고 무징가가 “근무 중”이라고 답하자 남성은 갑자기 이들을 향해 침을 뱉었다. 남성은 “나는 코로나19에 걸렸다”며 “당신에게 바이러스가 퍼졌다”고 말했다.
며칠 뒤 무징가와 그녀의 동료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으로 옮겨졌다. 평소 호흡기 관련 기저질환이 있었던 무징가는 결국 코로나19를 이겨내지 못하고 남편과 11살짜리 딸을 남겨둔 채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남편 루삼바 고드 카탈레이는 “아내가 병원에 입원해있을 때 영상통화를 한 것이 (그녀와의) 마지막이었다”며 “나는 그녀가 잠든 줄 알았다. 그러나 의사가 전화를 걸어와 그녀가 죽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녀는 좋은 사람이자 좋은 엄마, 좋은 아내였다”고 덧붙였다.
영국 운수종사자노동조합은 “벨리와 그녀의 동료는 그 날 남은 시간 동안 건물 안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간청했지만 회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개인보호장비 또한 주지 않았다”며 “무징가와 같은 최전선 노동자에 대한 보호가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영국교통경찰은 무징가에게 침을 뱉은 남성을 추적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