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신형 고속정에 무슨 일이…4척서 연쇄 엔진결함

입력 2020-05-13 10:37
검독수리-B급 첫 번째 고속정인 'PKMR-211호정'. 방위사업청

해군 신형 고속정(230t급) 4척에서 같은 형태의 엔진 고장이 발생해 군 당국이 원인 파악에 나섰다. 해당 함정은 구형 참수리를 대체하는 것으로 유사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등에 투입된다.

13일 해군·국방기술품질원에 따르면 2017년 11월 실전 배치된 1번함에 이어 2∼4번함 등 4척의 신형 고속정에서 엔진의 실린더 헤드가 파손되는 동일한 현상이 발견됐다.

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신형 고속정의 경우 구동시간이 3000시간가량 되면 예방적 차원의 정비를 한다”며 “기준 구동 시간대에 1번함에 대해 엔진 정비를 했는데 엔진 실린더 헤드가 깨지는 손상이 발견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2∼4번함에 대해서도 엔진을 정비했는데 동일한 현상을 발견했다. 4척 모두 구동 시간 750∼800시간대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여 국방기술품질원에 원인 규명을 의뢰했다”고 덧붙였다.

군 안팎에서는 동일한 형태의 고장이 신형 고속정에서 잇따르자 엔진 결함 가능성을 제기한다. 해군 관계자는 “현재 해당 함정은 손상된 부품을 교체한 후 정상적으로 기동은 가능한 상태”라며 “다만 손상 원인을 밝혀 차후 재발 방지 및 안정적인 함정 운용이 가능하도록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방기술품질원 측은 “소요군(해군)의 사용자 불만 제기에 따라 기술 조사와 원인 분석, 후속 조치 내용을 담은 조사분석 보고서를 작성해 해군에 통보할 예정이다. 다음 달 하순쯤 통보할 계획이지만, 조사 결과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신형 고속정(검독수리-B급 배치-1)은 구형 참수리급 고속정을 대체하는 230t급 함정이다. 최신 전투체계와 130㎜ 유도로켓, 76㎜ 함포 등 강력한 공격 능력을 갖춰 NLL 접적 해역과 연안 방어 임무를 맡고 있다. 20여명이 탈 수 있고, 최대속력 41노트(시속 75㎞)로 항해하며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한진중공업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4차례에 걸친 입찰에서 모두 16척의 해군 신형 고속정 사업을 수주했다. 현재까지 8척이 건조됐고, 이 가운데 4척이 실전 배치됐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