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막대그래프까지 동원…백악관 “한국보다 검사 많이 해”

입력 2020-05-13 08:54 수정 2020-05-13 09:45
백악관, 인구당 검사 수 비교한 막대그래프 동원
백악관 대변인 “‘황금 기준’ 한국 앞질러”
“미국 50개 모든 주가 한국보다 검사 많이 했다”
대변인, ‘자화자찬’ 비판하는 미국 언론도 공격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이 1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한국과 미국 50개 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검사 실적을 비교한 막대그래프를 띄워 놓고 설명하고 있다. 맨 왼쪽 빨간 막대가 한국의 코로나19 인구 당 검사 수를 나타내고 있다. C-SPAN 캡처

미국 백악관이 또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서 한국을 뛰어넘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 대처에 미흡했다는 비판을 차단하기 위해 방역 ‘모범 국가’로 평가받는 한국보다 더 많은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는 주장을 연일 펼치고 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한국과 미국 50개 주의 인구 당 검사 수를 비교한 막대그래프까지 들고 나왔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이 1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설명한 막대그래프. 맨 왼쪽 빨간색이 한국의 인구 당 코로나19 검사 수를 나타낸 것이다. 그 외의 모든 파란색 막대그래프들은 미국 50개주에서 실시된 코로나19 검사 수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미국 50개 전체 주에서 한국보다 인구 당 코로나19 검사를 많이 했다고 주장했다. C-SPAN 캡처

매커내니 대변인은 “마침내 미국이 검사 면에서 전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한국의 코로나19 검사와 미국 50개주에서 실시된 검사 수를 비교하는 막대그래프를 제시했다. 이 막대그래프에선 미국 50개주가 인구 1인당 코로나19 검사에서 한국을 앞질렀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여러 주 동안 (미국) 언론들은 한국을 검사의 ‘황금 기준(gold standard)’으로 인용했지만 우리는 인구당 한국보다 높은 비율로 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차트가 설명하듯이, 우리는 미국 50개주 전체에서 한국보다 더 높은 비율로 검사를 하고 있다”면서 “이 나라의 어떤 주도 한국보다 높은 비율로 검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상당히 대단한 일”이라고 자화자찬했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이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도 코로나19 검사에서 한국을 능가했다고 강조했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우리는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 두 배의 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프를 설명하면서) 저기 빨간 작은 막대가 한국의 인구당 검사를 보여주는 것이며 그 외의 모든 막대들은 미국의 주들이 한국보다 많은 검사를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커내니 대변인은 미국 언론을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은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됐을 때 즉각 검사를 실시했지만, 미국은 대응이 늦었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한국의 한달 전 검사 수 차이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11일 보도했다. 코로나19검사 횟수보다 빠른 시점에 대처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는 비판이었다.

이에 대해 매커내니 대변인은 “WP가 3월 13일 헤드라인으로 ‘한국은 하루 1만 건의 코로나19 검사를 한다. 미국은 그보다 훨씬 적은 비율의 검사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면서 “그리고는 WP가 5월 11일 헤드라인으로 ‘미국은 지금 검사 수가 한국의 한달 전 검사 수보다 많다고 계속 자랑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매커내니 대변인은 “당신(언론)은 한국 수준에 도달하라고 했다가 그것을 했을 때는 자랑한다고 따질 수는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 (미국의) 모든 주들이 한국보다 뛰어난 것은 축하할 일”이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행정부가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라고 자화자찬하면서 브리핑을 마쳤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