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렘데시비르’만으론 치료에 불충분…백신 1∼2년 내 개발”

입력 2020-05-13 06:52 수정 2020-05-13 12:52
파우치 소장, 상원 청문회에 화상 증언
“정상화 서두르면 피할 수 있었던 죽음 겪을 것”
“집계된 8만명보다 미국 사망자 수 많을 것
“백신 8개 후보 현재 개발 중”…“오래 안 걸려”
위원장과 보건 책임자들 ‘자가격리’…화상 청문회

리사 머코스키·마이크 브라운·랜프 폴(왼쪽부터) 상원의원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청문회에서 앤소니 파우치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화상을 통해 증언하는 것을 듣고 있다. AP뉴시스

앤소니 파우치 미국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미국이 경제활동 재개를 서두를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광범위하게 재확산될 수 있다고 12일(현지시간) 경고했다.

파우치 소장은 그러면서 코로나19 백신이 1∼2년 내에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초기 임상시험에서 긍정적 결과를 보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긴급사용을 승인한 렘데시비르에 대해 “렘데시비르만으로는 (코로나19) 치료제로 충분치 않다”고 설명했다.

파우치 소장은 또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전체 사망자 수가 현재까지 공식 집계된 8만여명보다 아마 더 많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스카프로 얼굴을 가린 팀 케인(왼쪽) 민주당 상원의원과 마스크를 쓴 리처드 버 공화당 상원의원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청문회에 참석해 악수 대신 팔꿈치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뉴시스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진두지휘하는 파우치 소장은 이날 상원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청문회에 화상으로 출석했다. 이번 청문회의 주제는 ‘코로나19: 직장과 학교로 돌아가기 위한 안전성’이었다.

파우치 소장은 경제 정상화를 서두르는 것과 관련해 “제어할 수 없는 (코로나19) 확산을 촉발시켜 역설적으로, 피할 수 있었던 일부 고통과 죽음으로 이끌 뿐만 아니라 경제 회복을 시도하는 길도 막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일부 지역, 시, 주(州) 등에서 다양한 지침들을 뛰어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능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조급하게 개방을 할 경우, 내 걱정은 우리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변하는 폭등을 보기 시작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주 정부에 코로나19 피해가 극적인 감소를 보일 때까지 대부분의 경제활동 재개를 연기하라는 연방정부의 지침을 지켜줄 것을 호소했다.

파우치 소장은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신 없이도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라질 수 있다”고 주장했던 것과 관련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파우치 소장은 현재 8개의 코로나 백신 후보들이 현재 개발 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제약회사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위치한 ‘카이저 퍼먼턴테 워싱턴 보건연구소’에서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샘플들. 이 연구소에서 실시되는 임상 시험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AP뉴시스

파우치 소장은 그러면서 “나는 효과적인 (백신) 후보를 얻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낙관한다”면서도 “그러나 어떠한 보장도 없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백신 후보가 성공적인지 여부는 늦은 가을이나 이른 겨울쯤에 알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미국의 새 학기가 시작되는 가을까지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는 것은 ‘너무 멀리 있는 다리’”라고 비유했다.

파우치 소장은 ‘1∼2년 내에 백신이 개발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분명히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며 “그렇게 (1∼2년 내의 백신 개발) 되는 것이 우리가 그렇게 되지 못하는 확률보다 더 높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치료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렘데시비르가 단독으로 사용될 경우에는 치료제로는 충분치 않다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학교 개학을 위해선 백신 개발보다 학생들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지로어 보건복지부(HHS) 보건 차관보는 “미국이 가을까지 매달 2500만건에서 3000만건의 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들이 코로나19 사례를 신속히 파악하고 격리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청문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13일 코로나19와 관련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후 처음 열리는 의회 청문회였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특히 청문회를 이끄는 라마 알렉산더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 위원장과 보건 당국의 책임자들인 핵심 증인 4명 등 모두 5명이 화상으로 참여했다.

라마 위원장과 파우치 소장,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 스티븐 한 식품의약국(FDA), 지로어 차관보 모두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격리 상태이기 때문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