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괄이냐 선별이냐…지도체제 전환에 달린 통합당 복당

입력 2020-05-13 06:00
주호영 의원이 지난 8일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에 선출된 후 국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부친상을 치른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3일 당무에 복귀한다. 특히 공천 탈락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살아 돌아온 홍준표 윤상현 권성동 김태호 당선인 4명이 주 원내대표의 향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당대표 권한대행을 겸하는 그가 향후 지도체제 전환 문제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복당 여부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12일 “비대위 전환 여부는 조만간 당선인 연찬회에서 진행될 끝장토론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도입이나 다른 비대위원장 추천 문제, 8월 전당대회 개최 여부 등 여러 카드를 놓고 원점에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주 권한대행 체제로 전당대회를 열거나 혁신위원회를 가동시킨다는 결정이 내려질 경우 무소속 당선인들은 일괄 복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와 관련해 주 원내대표는 선출 직후 “저도 복당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며 “정당은 뜻을 같이하는 사람은 가급적 빨리 합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고강도 혁신을 예고했던 김종인 비대위가 들어선다면 상황은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 이 경우 선별 복당 또는 단계적 복당 시나리오가 적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과거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을 거론하면서 김종인 비대위를 강력하게 반대했던 만큼 복당 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통합당 한 의원은 “홍 전 대표의 복당을 놓고선 당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편”이라며 “당내 분란 소지가 없는 당선인들부터 복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 공천 면접을 보기 위해 이동하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오른쪽). 연합뉴스

홍 전 대표와 권 당선인은 최근 주 원내대표 부친 빈소가 차려진 대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가 조문했다. 김태호 당선인 역시 “빠른 시일 내 당으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윤상현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역 주민들 의견을 먼저 물을 것”이라며 현재까지 복당 신청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무소속 당선인들이 미래한국당으로 입당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