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최악의 사태를 겪고 있는 미국에서 한 심장 전문의가 SNS에 올린 기내 사진이 논란이다. 승객들이 빽빽이 들어앉아 있는 기내 모습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지키지 않는 미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심장 전문의 이선 와이스는 1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유나이티드 항공이 요즘 사회적 거리두기에 느슨한 것 같다. 737기의 모든 자리가 다 찼다”며 사진 한 장을 게시했다. 해당 사진을 보면 비행기에서 빈 좌석을 찾아볼 수 없다. 이 트윗은 12일 오후 4시 기준 9600번 넘게 리트윗되고 2만8000개의 좋아요를 받으며 빠르게 퍼졌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와이스는 지난 2주간 미국의 코로나19 집중 발생지인 뉴욕의 병원에서 진료 봉사를 했다. 그는 지난 9일 다른 동료 의사 25명과 함께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가는 유나이티드 비행기에 탔다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사전 안내와 달리 비행기는 빈 좌석 없이 승객들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유나이티드는 지난달 30일 와이스에게 “안전은 항상 우리의 최우선 순위”라며 “우리는 자동으로 가운데 자리를 비워 당신에게 충분한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보냈다. 하지만 와이스가 실제 탑승한 비행기의 상황은 안내와 딴판이었다. 와이스는 해당 안내문을 캡처해 올리며 “10일 만에 정책이 바뀌었나 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나이티드 대변인은 “우리는 청소 및 안전 절차를 재정비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행하기 위해 타고 내릴 때 새로운 절차를 도입했다”며 “모든 승객과 직원에게 얼굴을 가리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유나이티드는 해당 비행기의 경우 좌석 166석 중 15%인 25석만 비어 있었지만 유나이티드 전체 항공편의 85%에는 승객이 절반도 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유나이티드는 다음 주부터 6월까지 승객이 좌석의 70% 이상 차면 하루 전까지 고객에게 이 사실을 알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