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고 또 꺾고…日교토 윤동주 옆 무궁화 ‘의문의 훼손사건’

입력 2020-05-13 00:27
(좌)윤동주 시인. 국민일보DB, (우)부러진 무궁화 줄기. 아사히 신문 웹사이트 캡처

12일 아사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교토 우지시에 있는 윤동주 시인(1917~1945)의 기념비 옆에 ‘재일본대한민국 민단(민단)’이 심은 무궁화 나무의 가지가 작년 말부터 올해 5월까지 10회 안팎이 부러졌다.

심을 때 키가 1m가 넘었던 성목인 무궁화가 수차례 부러지자 민단 측은 그때마다 응급처치를 실시했다.

민단 측은 “어떤 의도에서인지 모르겠지만 한일 우호를 상징하기 위해 심어 놓은 무궁화를 훼손하는 것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단 대표인 안자이 이쿠로 리쓰메이칸 대 명예교수는 11일 교토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생명을 소중히 하는 마음을 담은 비석 앞에서 나무의 생명을 해치는 짓은 그만두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무궁화 주변에) 주의 안내판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만일 다른 견해가 있다면 언론을 통해 발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사히 신문 사이트 캡처

1943년 6월 우지(宇治)시의 우지천(川) 아마가세 다리에서 윤동주 시인이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 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윤동주 시인이다. 연합뉴스

2017년 10월 ‘시인 윤동주 기념비 건립위원회’는 아마가세 다리와 댐 사이에 위치한 우지천 신핫코바시(新白虹橋) 기슭에 ‘시인 윤동주 기억과 화해의 비’를 세운 바 있다.

아마가세 다리는 교토에 소재한 도시샤 대학에 다니던 윤 시인이 대학시절 친구들과 함께 송별회를 한 뒤 기념사진을 찍은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한편 윤 시인은 일제강점기의 대표적인 민족시인으로 ‘서시’, ‘또 다른 고향’, ‘별 헤는 밤’등의 시를 집필했다. 그는 1943년 7월 독립운동에 관여한 혐의로 체포돼 1945년 2월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27세의 젊은 나이로 옥사했다.

김유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