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운영하는 IPTV가 유료방송 시장에서 케이블TV를 제치고 점유율 과반을 돌파하며 대세임을 입증했다. 이통 3사는 최근 인수합병(M&A) 논의가 활발한 유료방송 시장에서 핵심 매물로 떠오른 현대HCN 등을 놓고 저울질에 한창이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IPTV 평균 가입자는 1683만2979명으로 전체 유료방송 시장에서 50.1%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케이블TV(SO)와 위성방송의 점유율은 각각 40.4%, 9.6%로 나타났다.
IPTV 가입자 수는 2017년 11월 케이블TV 가입자를 앞선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케이블TV 가입자는 6개월새 16만8355명이 감소한 반면, IPTV 가입자는 78만5840명이 늘었다.
유료방송 사업자의 순위에는 변동이 없었다. KT-KT스카이라이프의 합산 가입자 수가 1058만8489명으로 점유율 31.5%를 차지, 선두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LG유플러스-LG헬로비전이 836만8791명(24.9%),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가 812만2670명(24.1%)으로 뒤를 이었다.
유료방송 시장은 지난해부터 M&A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가라앉은 분위기가 감지되지만, 지난 3월 업계 5위인 케이블TV 사업자 현대HCN이 매물로 나왔고, 4위 CMB 역시 매각설이 흘러나오면서 주요 사업자들은 기업 가치와 인수 적정성 등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1위 KT는 독과점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인수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KT는 합산규제에 발목이 잡히면서 케이블TV 사업자인 딜라이브 인수에 차질을 빚었다. 합산규제는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을 초과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도록 제한한 규정이다. 2018년 6월 일몰됐지만 후속 입법 논의가 지지부진하면서 여전히 암묵적인 규제로 작용하고 있다.
20대 국회에서는 이를 다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활동이 마무리되면서 대안 마련이 물 건너 간 상태다. 다만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머리를 맞대고 있고, 큰 틀에서 조율을 거친 사후규제 법안도 발의된 만큼 21대 국회에서 앞서 다뤄질 전망이다.
지난달 티브로드와 합병 법인을 출범한 SK브로드밴드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는 분위기지만 추가 M&A설도 꾸준히 제기된다. 시장 점유율 3.9%를 차지하는 현대HCN을 인수할 경우 LG유플러스 계열을 제치고 2위 자리로 뛰어오를 수 있다. 상장을 준비 중인 SK브로드밴드가 몸값을 높이기 위해 현대HCN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있다. 현대HCN 측은 이달 안으로 예비입찰을 진행한 후 우선 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