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비싸다고 알려진 홍콩의 건물 임대료가 하락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부동산 임대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세계에서 사무실 임대료가 가장 비싼 지역으로 손꼽히는 홍콩의 임대료가 급락하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중국 사모펀드 홍이(弘毅)투자는 최근 홍콩 금융중심지 센트럴 지역의 국제금융센터(IFC) 88층 1만 제곱피트(약 930㎡) 면적의 사무실을 1제곱피트당 월 130홍콩달러(약 2만568원)에 임대했다.
이는 가장 비쌌던 2017년보다 35% 떨어진 가격이라고 SCMP는 전했다. 이곳은 홍콩에서 2번째로 임대료가 비싼 건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도보로 15분 떨어진 ‘더 센터’ 빌딩 내 4000제곱피트의 사무실은 1월 1제곱피트당 55홍콩달러(약 8700원)에 임대됐다. 이 역시 2016년 4월 이후 최저수준이다.
부동산컨설팅 업체 JLL은 센트럴 지역 내 A급 빌딩의 사무실 임대료는 올해 1분기 9.2% 하락했으며, 올해 전체로는 25∼30% 급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센트럴 지역의 사무실 공실률은 4.4%까지 올라 최근 6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홍콩 사무실 임대료 급락은 코로나19 확산 후 급격한 경기침체로 인해 사무실 임대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전문가 대니엘 웡은 “IFC 빌딩의 사무실 임대료는 한때 제곱피트당 200홍콩달러를 넘었지만, 이제 기업들은 임대료가 더 싼 빌딩을 찾아 떠나고 있다”며 “일부 빌딩 소유주들은 임차인을 붙잡기 위해 재계약 때 ‘무상 임대’ 기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홍콩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8.9%를 기록했다. 아울러 3월 실업률은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인 4.2%를 기록해 여러 방면에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