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다시 촉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조금씩 기지개를 켜던 영화계에 또 한 번 제동이 걸렸다.
이달 21일 개봉 예정인 송지효 김무열 주연 미스터리 영화 ‘침입자’ 측은 12일 “다음 달 4일로 개봉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번이 세 번째 개봉연기다. 당초 3월 12일 개봉 예정이던 영화는 코로나19 여파로 4월 27일로 개봉을 한차례 미뤘다가 이달 21일로 옮긴 뒤 또다시 연기를 결정했다. 배급사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하며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개학이 연기되는 등 사회적 우려가 커짐에 따라 영화 개봉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극장 일일 관객 수는 2만명 대에 머물고 있다. 침입자와 함께 극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됐던 다른 신작들도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달 27일에는 신혜선 배종옥 주연 ‘결백’과 조민수 김은영이 호흡을 맞춘 ‘초미의 관심사’가 나란히 개봉한다. 두 작품 모두 개봉을 한차례 미루거나, 최근에서야 개봉일을 확정한 케이스다. 영화계 안팎에서는 이달 말 할인권 배포 등 정부 지원과 신작 개봉에 힘입어 재기를 노리던 극장이 다시금 침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한국 영화산업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최대 70% 급감하고 종사자 2만명 이상이 고용불안에 시달릴 수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영화제작 현장 피해 규모 실태를 조사한 결과 설문에 응한 82개 작품의 실제 피해 총액은 1~4월 기준 213억8993만원으로 집계됐다. 작품당 평균 피해액은 2억6389만원이며 최대 피해액이 33억3000만원에 달했다.
올해 전체 영화산업 매출과 고용도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관객 수가 지난해 관객 수의 50% 정도로 떨어지면 올해 극장 매출은 지난해보다 1조3972억원(73%) 급감한 5167억원에 머물 것으로 추산됐다. 극장 매출 감소액에 한국은행 영화산업 취업유발계수를 적용한 결과 전체 영화산업종사자 약 3만878명 가운데 2만명 이상이 고용불안 위험에 노출된다고 나타났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