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태원 클럽 방문자나 접촉자 가운데 신분 노출을 꺼리는 이들을 위해 서울시가 익명검사를 시행해 효과를 보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2일 시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더 많은 사람이 검사받을 수 있도록 검사나 역학조사 과정에서 인권 보호를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인권단체와 협력해 인권침해 예방을 위한 핫라인을 개설할 예정이다. 개인정보가 방역만을 위해서 사용되도록 철저히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시는 지난 11일부터 익명검사를 시행 중이다. 익명검사는 전화번호만 확인하고 검사하는 방식이다. 신분 노출을 꺼리는 성 소수자들이 많이 관여된 점을 고려한 조치다.
박 시장은 “익명검사가 효과를 보고 있다”며 “검사 건수가 지난 10일 약 3500건이었는데 11일 6544건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자발적 검사를 이끌어내는 데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진자 증가에 따라 병상 준비도 하고 있다”며 “현재 1189개 병상 중 202개를 사용 중이고 잔여 병상은 987개”라고 설명했다.
이태원 클럽 관련 전체 확진자 수는 12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전국 101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서울 발생 확진자는 64명이다. 이는 가족 및 지인을 포함한 수치다. 서울 외에서는 경기 23명, 인천 7명, 충북 5명, 부산 1명, 제주 1명이 발생했다.
서울에서는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과 관련해 현재까지 7272명이 검사를 받았다. 서울시는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 전파가 이뤄진 것으로 의심되는 시기에 근처에 있었던 기지국 접속자 1만905명의 전체 명단을 확보해 이들에게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