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무용계 거장 故김영희 1주기, 공연으로 추모한다

입력 2020-05-12 14:44

“한국 창작무용, 김영희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한국 창작춤의 간판이었던 안무가 고(故) 김영희씨의 1주기를 추모하는 공연이 개최된다.

무용단체 ‘무트댄스’는 28일부터 이틀간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지난해 암투병 중 세상을 뜬 김씨의 작품을 조명하는 ‘무트댄스, 김영의 예술의 꽃을 피우다’ 공연을 연다. 개막 당일은 그가 사망한 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거리두기 좌석제를 실시하고, 첫날 공연은 무트댄스 유튜브에서 생중계된다.

무트댄스는 김씨가 1994년 만든 무용단체다. 무트댄스 관계자는 “예술적으로 영향력 있던 고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라며 “한국 창작춤과 김영희의 예술 세계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는 김씨의 대표작인 ‘몽(꿈처럼)’ ‘나의 대답Ⅰ’ ‘아무도Ⅱ’ ‘아리랑’이 무대에 오른다. ‘몽(꿈처럼)’은 1998년 초연했다. 한 생명이 여성의 자궁 안에서 만들어져 탄생하는 10개월의 여정을 담았다. 김씨의 1983년 데뷔작인 ‘나의 대답Ⅰ’은 한국 전통춤인 살풀이춤에서 영감을 얻었다. ‘아무도Ⅱ’는 인간의 내면세계를 성찰했고, ‘아리랑’은 한국인의 한을 춤에 담았다.

김씨는 지난해 5월 암으로 타계했다. 향년 62세. 그는 생전 40개의 안무작을 남겼다. 서구의 표현주의와 한국 창작춤의 호흡을 독보적으로 융합했다는 평을 받는다. 김씨는 100회에 이르는 해외 공연을 통해 한국 창작춤의 세계화에 기여했다. 앞서 김태원 무용평론가는 “한국 창작무용은 김영희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씨는 1988년 서울올림픽 폐회식 공동안무 지도위원과 1990년 북경아시안게임기념 아트 페스티벌 한국참가작품 안무 지도위원 등을 역임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