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정의연 회계 오류”…재공시 명령 내릴 듯

입력 2020-05-12 13:36

국세청이 회계 부정 논란이 불거진 정의기억연대(정의연)에 대해 회계 오류 수정과 재공시 명령을 내릴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만약 정의연이 국세청의 재공시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법인 총자산의 0.5%를 가산세로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정의기억연대가 공시한 재무제표와 언론이 제기한 회계 부정 혐의에 대해 검토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정의연이 의도적인 분식회계나 탈세를 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국세청은 정의연이 회계처리 오류를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정의연이 기부금 수익을 이월하면서 누락한 22억7300만원이 그 증거다. 정의연은 국세청에 공시한 결산서류에서 2018년 ‘기부금품 모집·지출명세서’에 22억7300만원의 기부금 수익을 2019년으로 이월한다고 기록했다. 그러나 2019년 서류에는 이 이월 수익금을 ‘0원’으로 표기했다.

국세청은 정의연이 맥줏집에 3300여만원을 쓴 내역도 기재 오류로 보고 있다. 정의연은 기부금 3339만8305원을 여러 사업에 지출했지만 결산 공시에선 서울 ‘옥토버훼스트’ 맥줏집을 운영하는 디오브루잉주식회사만 기재했다. 결과적으로 전체 기부금을 이곳에 쓴 것처럼 보이게 됐다. 정의연이 기부금 사용 내역에서 ‘피해자 지원사업’ 수혜자를 ‘99명’ ‘999명’ 등으로 기재한 것도 회계 오류로 지목됐다.


국세청은 정의연에 회계 오류가 발생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이에 대한 수정 공시를 요구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매년 7월 공익법인 결산 내역을 검토해 회계처리에 문제가 있는 곳에 재공시를 요청하고 있다. 다만 정의연의 경우 국민 알권리 차원에서 좀 더 일찍 수정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