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30개 구단주가 7월 개막을 승인했다.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 전후가 개막 시점으로 지목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선수들의 동의다. 리그 일정의 반토박 축소가 불가피하고 무관중 가능성도 존재하는 7월 개막 방안에서 구단과 선수 간 수익 분할이 첨예한 논쟁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은 12일(한국시간) MLB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구단주들이 MLB 사무국의 7월 개막 방안을 승인했다. 사무국은 13일 이 방안을 놓고 MLB 선수노동조합과 협의한다”며 “수익 분할 항목에서 어려운 대화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롭 맨프래드 MLB 사무국 커미셔너와 30개 구단주는 이날 컨퍼런스 콜(통화 회의)에서 7월 개막 방안을 합의했다.
MLB 사무국은 당초 지난 3월 27일로 지정한 개막일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연기했다. 지난 3월 17일 개막 연기를 발표하면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지침에 따른 이달 11일을 개막 시점으로 잠정했지만,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억제 실패로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그 사이에 미국 야구계와 언론은 6~7월 개막론을 제안했다.
MLB 사무국과 30개 구단주는 결국 7월 개막론을 채택했다. MLB 사무국이 제안한 방안은 팀당 정규리그 경기 수를 기존 162회에서 82회로 줄이고, 총합 10개였던 포스트시즌 출전팀을 14개로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규리그를 축소하고 포스트시즌을 확대하는 셈이다.
또 내셔널·아메리칸리그를 통합해 같은 지구를 하나로 묶는 방안도 제시됐다. 미국은 양대 리그를 동부·중부·서부의 3개 지구로 분할하고 있다. 지구 한 곳에 편성된 팀은 5개다. 올 시즌 정규리그 운영 방안은 지구 한 곳에서 양대 리그를 통합한 10개 팀의 경쟁 체제로 변형될 수 있다.
이 모든 방안이 성사되려면 선수노조의 동의가 필요하다. 문제는 돈이다. 정규리그 일정이 반토막으로 축소되고 이마저도 무관중 경기로 시작할 경우 경기장 입장료 및 장내 매장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MLB 사무국과 30개 구단주는 선수 연봉을 삭감하는 대신에 구단 수입의 50%를 선수와 분할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선수노조는 지난 3월 MLB 사무국과 코로나19 임금 협상에서 모든 연봉 논의를 끝냈다는 취지로 반박하고 있다. MLB 사무국은 당초 예정됐던 개막일인 3월 27일부터 60일간 1군 로스터 40인, 부상자명단 등재 선수, 마이너리그 선수단에 연봉 선지급금으로 1억7000만 달러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선수노조와 합의했다. 올 시즌이 취소돼도 선수들은 반환할 의무가 없는 자금이다. 리그가 개막하면 선수들은 편성된 경기 수에 비례한 연봉을 받기로 했다.
2002년부터 2017년까지 옛 몬트리올 엑스포스(워싱턴 내셔널스의 전신)와 마이애미 말린스를 경영했던 데이비드 샘슨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MLB 사무국이 수익 분할을 제안할 때 선수노조의 거부를 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