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치기 불쾌해” SBS-TV조선, 트로트 예능 갈등 심화

입력 2020-05-12 10:37

트로트 장르가 신드롬급 인기를 불러오면서 TV 예능도 트로트 가수 섭외 열풍이 불고 있지만, 잡음도 만만찮다. 방송사마다 트로트 예능이 쏟아지자 출연자가 대거 겹치는 문제가 생겼다. SBS ‘트롯신이 왔다’ 측이 13일 첫 방송을 앞둔 TV조선 ‘뽕숭아학당’의 ‘겹치기 출연’에 대한 불쾌감을 내비치며 논란이 시작됐다.

SBS는 지난 3월 론칭한 ‘트롯신이 떴다’에 출연 중인 주현미, 설운도, 김연자, 장윤정과 붐이 TV조선의 ‘뽕숭아학당’에 중복 출연하고, 심지어 방송 시간도 수요일 밤 10시로 겹치자 불쾌하다는 의견을 11일 전했다.

TV조선은 곧장 반박했다. 프로그램의 콘셉트가 다르고, 출연진이 동시간대 출연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아울러 출연자도 프로그램의 편성 시간 등을 모두 알고 있다고 했다. TV조선에 따르면 주현미, 설운도, 김연자, 장윤정 등 레전드들은 각 1회씩 출연하는데, 특별 출연 형식이다. 특히 출연자 붐에 대해서는 “‘트롯신이 떴다’ 해외 촬영 일정이 변경, 지연되면서 기존 녹화분이 남아있을 뿐 현재 ‘트롯신이 떴다’ 녹화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SBS는 재차 반박했다. 주현미, 설운도, 김연자, 장윤정은 사전에 ‘뽕숭아학당’이 ‘트롯신이 떴다’와 동시간대인 수요일 밤에 편성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었고, 이들도 겹치기 출연 논란이 야기된 점에 황당해하고 있다는 취지였다. 붐에 대해서도 ‘트롯신이 떴다’ 지난 5일 녹화에도 참여했고, 붐의 출연 분량은 6월까지 방영될 예정이라고 했다. SBS는 “출연진들이 겹치기 출연 논란으로 시청자들에게 오해를 받고, 피해를 받는 점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방송계에서는 한 출연자가 같은 시간대 다른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었다. 제작진도 겹치기 편성을 하지 않는 것이 방송가 미덕으로 여겨져 온 만큼 SBS와 TV조선의 출연진 무려 5명이 겹치는 사태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트로트 장르 특성상 행사 무대를 위주로 성장해온 만큼 TV 방송에 출연할 정도의 인지도가 높은 가수들이 많지 않아 섭외에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방송가 트로트 열풍으로 트로트를 소재로 한 예능이 다양하게 나오는 상황에서 당분간 비슷한 논란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