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서울 시내버스들은 창문을 열고 에어컨을 가동하게 된다고 서울시가 12일 밝혔다. 폐쇄된 환경에서 같은 공기가 순환할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 당국은 버스의 개문냉방(開門冷房) 운행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여름철 냉방 운행 지침을 각 운수사에 공지했다. 에어컨을 틀더라도 차고지에서 출발할 때 창문을 열고 출발하라는 지침이다.
해당 지침은 서울 시내 전체 노선버스에 적용될 예정이다.
본래 버스가 창문을 연 채 에어컨을 켜고 운행하는 것은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금지됐지만, 서울시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이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창문을 닫은 채 에어컨을 계속 가동할 경우 전체 승객들이 감염에 노출될 우려가 더 커진다는 점을 감안한 결정이다.
밀폐 공간에서 에어컨 사용 금지는 이를 통한 감염 사례가 중국에서 확인되면서 등장했다.
지난 1월 광저우 질병통제예방센터 연구팀은 광저우의 한 레스토랑에서 식사했던 확진자 10명의 감염경로를 분석한 결과 “에어컨에서 나온 바람이 침방울을 옮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논문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저희의 판단으로는 환기를 자주 하면서 에어컨을 사용하는 방안을 말씀드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교육부는 지난 7일 “학교에서 에어컨을 틀어도 되지만 창문 3분의 1 이상을 열어라”는 지침을 전달한 바 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