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자신감에 타격” 클럽발 재확산 주시하는 외신들

입력 2020-05-12 09:34
이태원 클럽에서 비롯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집단 감염 확진자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의 모델로 주목받던 한국에서 이태원발(発) 집단감염이 터지자 전세계 외신들의 이목이 한국에 쏠렸다. 일부 외신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3주년 특별연설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시간) 클럽발 재확산로 인해 아시아의 성공 모델로 평가받는 한국이 시험대에 올랐다며 코로나 19의 재확산 가능성에 한국 사회가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주로 예정됐던 개학이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일주일 순연됐다는 소식도 전했다.

AFP통신은 한국이 대규모 추적, 검사, 치료 덕분에 발병을 통제한 것처럼 보였다고 소개한 뒤 “새로운 감염의 급증은 정부가 지난주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완화하는 등 일상생활을 재개할 무렵 발생했다”고 말했다.

CNN 역시 성공사례로 평가받는 한국과 중국, 독일의 최근 재확산 사례를 전하며 “너무 일찍 제한을 완화하는 것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라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지만 결국에는 끝날 것이다. 아시아의 경험이 보여주는 것은 지속적 경계와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초기 확산 진압에 대체로 성공한 한국은 한 달 만에 가장 많은 새로운 감염이 보고됨에 따라 방어적인 자세로 되돌아가고 있다. 이는 정상으로 복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고 전했고, 워싱턴포스트 역시 “한국의 갑작스러운 발병 증가는 한국 정부의 자신감에 타격을 줬다”고 말했다.

서구 언론들은 또 경기도 용인 66번 확진자가 다녀간 클럽이 성 소수자가 주로 찾는 업장이라는 사실을 둘러싸고 한국 사회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갖가지 혐오와 논란에 대해서도 전했다.

AFP통신은 “많은 방문자가 동성애자를 둘러싼 낙인 때문에 나서기를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고, 워싱턴포스트는 “동성애가 한국에서 불법은 아니지만 동성혼이 인정되지 않고 있어 확진자 추적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