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계 여기자에 “그 질문은 중국에 하라”…브리핑 도중 퇴장

입력 2020-05-12 08:16 수정 2020-05-12 10:40
여기자, “코로나 검사 많이한 게 중요하냐”
트럼프 “내게 묻지 말고 중국에 물어라” 격분
“인종차별적 행동” 비판 쏟아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CBS방송의 중국계인 웨이지아 장 기자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CNN방송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중국계 여성 기자와의 설전 끝에 언론 브리핑을 중단하고 퇴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질문을 던진 CBS방송의 웨이지아 장 기자를 향해 “그 질문은 중국에 하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 행동에 대해 인종차별적 행동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렸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관련 언론 브리핑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마스크를 쓴 장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질문을 던졌다.

웨이지아 장 기자: 당신은 다른 어느 나라들보다 미국이 코로나19 검사를 월등히 많이 했다고 여러 번 말했다. 그것이 왜 중요한가. 많은 미국 사람들이 매일 (코로나19로) 숨지고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런 (검사를 둘러싼) 국제적 경쟁이 당신에겐 무엇인가.

트럼프 대통령: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아마도 그것은 당신이 중국에 해야 할 질문이다. 나에게 묻지 마라. 중국에 그 질문을 던져라. 오케이(OK)? 당신이 만약 그들(중국)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당신은 매우 특이한 답변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질문할 다른 기자를 지명했다. 그러나 장 기자는 물러서지 않았다. 장 기자는 남성 경칭(sir)을 쓴 뒤 트럼프 대통령에 다시 따졌다.

장 기자: 왜 당신은 나에게 특별히 그렇게 말하느냐. 내가 중국에 물어봐야 하는가.

트럼프 대통령: 나는 당신한테 말한다. 나는 그것(그런 말)을 아무에게도 특별히 말하지 않았다. 나는 그것과 같이 형편없는 질문을 던지는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CNN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두 가지 질문을 던졌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말을 끊어버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신사 숙녀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브리핑을 돌연 중단했다. 그는 곧 언론 브리핑이 열렸던 백악관 로즈가든을 떠났다.

장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백악관을 출입하고 있으며 중국계라고 밝혔다.

CNN방송의 앵커 브라이언 스텔터는 인종차별적 행동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했다. CNN은 “추한 마무리”라며 브리핑 도중 퇴장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