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별 등교 날짜가 일주일씩 미뤄진다. 등교 예정일은 고교 3학년 오는 20일, 고2·중3·초등 저학년·유치원 27일, 고1·중2·초등3~4학년 다음 달 3일이다. 중1과 초등 고학년은 다음 달 8일로 잠정 결정됐다.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때문이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확산 추이에 따라 추가 연기 가능성까지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실제 등교 수업이 언제 이뤄질지는 아직 ‘안갯속’이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런 내용의 학년별 등교 수업 연기 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과 비공개 영상회의를 갖고 등교 연기 여부를 논의하는 등 방역 당국과 교육 현장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청취했다.
이날 발표의 핵심은 교육부가 지난 4일 발표한 ‘등교수업 방안’에서 결정한 등교 날짜를 일주일씩 뒤로 미루는 내용이다. 고3은 당초 13일에서 일주일 뒤인 20일부터 등교 수업을 시작한다. 등교 다음 날인 14일 예정돼 있던 경기도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 일정도 미뤄질 예정이다.
학생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다른 학년들도 일주일씩 등교가 미뤄진다. 당초 20일로 예정돼 있던 고2 중3 초등 1~2 유치원은 27일이다. 27일로 예정돼 있던 고1, 중2, 초등 3~4는 다음 달 3일, 다음 달 1일이었던 중1, 초등 5~6은 8일이다. 박 차관은 “방역 전문가 의견과 학교 현장의 우려를 고려했다. 학생 안전과 감염병 확산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등교 연기 결정에는 학교 현장과 방역 당국의 우려가 작용했다. 코로나19가 지난달 말부터 어린이날까지 이어진 ‘황금 연휴’ 이후 재확산 조짐을 보이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교를 반대하는 청원이 쏟아졌다. 시·도교육감과 교육단체 등도 등교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앞다퉈 발표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코로나19가 다시 크게 확산할 가능성이 생겼다”며 “13일로 예정된 고3 등교를 일주일 연기하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종료한 지난 5일에서 2주가 지난 시점인 오는 20일 등교 여부를 최종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도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고등학교 3학년 등교개학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등교일을 일주일씩 미뤘지만 실제 등교가 언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정부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등교 결정은 코로나19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내려지게 된다. 다음 주 초까지 ‘이태원 클럽발’ 확산 이전 수준인 하루 확진자 10명 안팎으로 수그러들지 않으면 정부가 등교 수업을 강행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