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했던 아저씨, 비통합니다” 추모글 뒤덮인 경비실

입력 2020-05-11 15:49 수정 2020-05-11 17:52
11일 아파트 경비실 앞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 놓인 촛불이 타고 있다. 뉴시스

“이 세상 고통은 잊으시고…”
“아저씨의 예쁜 웃음 기억해요. 감사했습니다”

입주민의 폭행과 협박 등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에게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경비원 A씨가 근무하던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 경비 초소에는 고인을 기억하는 편지들이 붙었다. 주민들은 작은 분향소를 마련하고 국화꽃과 과일, 막걸리 등을 올렸다.

11일 한 아파트 입주민이 경비실 앞 추모 공간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11일 한 아파트 입주민이 고인을 추모하며 막걸리를 올리고 있다. 뉴시스

아파트 출입구에 경비원의 부고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앞서 이 아파트에서 일하던 경비원 A씨는 유서를 남긴 채 10일 새벽 자신의 집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A씨는 아파트 단지 내 주차 문제로 입주민 B씨와 갈등을 겪다가 수차례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뼈가 부러질 정도로 폭행당하고 협박을 겪는 등 갑질에 시달렸다. 또 모욕 혐의로 경찰 고소까지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경비실 창에 붙은 편지들. 뉴시스

11일 비어 있는 경비실. 뉴시스

11일 경비실 안에 걸린 근무복과 모자들. 뉴시스

한편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숨진 경비원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자신을 해당 아파트 입주민이라고 밝힌 뒤 “경비아저씨들도 한 가정의 할아버지, 남편, 아빠다. 제발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YTN, 국민청원 캡처

서지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