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뱃길 언제쯤 확 뚫리나…대체선 투입·신규 선박 건조 찬반 팽팽

입력 2020-05-11 15:20
경북 울릉군이 지난 2월말 운항을 중단한 썬플라워호를 대신해 추진하고 있는 대체선 투입과 대형여객선 신규 건조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사진을 울릉도 도동항 모습. 울릉군 제공

경북 포항~울릉을 오가던 대형여객선 썬플라워호의 운항 중단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울릉군은 주민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선 투입과 대형여객선 신규 건조 계획을 세우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답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11일 울릉군 등에 따르면 포항∼울릉 항로에 취항한 썬플라워호(2394t, 정원 920명)의 선령 만기가 도래해 지난 2월 28일 운항을 중단했다.

1995년 8월 15일 취항한 썬플라워호는 지난 25년간 포항∼울릉 항로를 운항하면서 울릉도 주민들의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육지와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울릉도 관광산업도 활기를 띠었다.

그러나 대형여객선인 썬플라워호 운항이 중단되면서 주민들은 25년 전으로 퇴보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이다.

포항∼울릉 항로는 현재 썬플라워호보다 규모가 작은 대저건설의 썬라이즈호와 태성해운의 우리누리1호가 운항하고 있다.

이에 울릉군은 대체선을 구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썬플라워호를 운항해 온 대저해운이 엘도라도호(668t, 정원 414명)를 투입하겠다며 포항지방해양수산청에 인가를 신청하면서 주민 간 찬반양론이 일고 있다.

울릉군여객선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엘도라도호는 규모가 작아 파도가 조금만 높아도 운항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체선 투입이 늦어지자 일부 주민들은 엘도라도호 우선 취항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7일 울릉관광발전협의회는 포항해양청을 방문해 “지역 경제를 위해 엘도라도호라도 하루빨리 운항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포항해양청은 오는 13일쯤 엘도라도호의 운항을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울릉군은 썬플라워호 대신할 대형여객선을 구하는 데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마저도 여객전용이냐, 화물겸용이냐를 두고 논란이 일면서 진척이 없다.

군은 2018년부터 운항보조금 1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대형여객선 사업자를 구했지만 응답하는 선사가 나타나지 않자 운항결손액을 지원한다는 조건으로 바꿨다.

이에 공모를 거쳐 ㈜대저건설이 지난해 12월 말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대저건설은 총 2125t, 탑승 정원 932명 규모를 갖춘 대형여객선을 오는 2022년 상반기 취항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비대위와 울릉이 지역구인 남진복 경북도의원이 여객 전용이 아닌 화물겸용 여객선(카페리)으로 바꿔야 한다며 제동을 걸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논쟁이 불거지자 이철우 도지사는 실시협약 서명을 보류해 신규여객선 건조사업이 반년째 표류 중이다.

김병수 울릉군수는 “주민공감대 형성과 함께 경상북도, 여객선사, 울릉군의회, 도의원, 해양수산부 등과 적극 협력해 당초 계획대로 2022년 상반기에 대형여객선이 취항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울릉=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