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 다녀온 장병 더 있다…군 확진자 급증 우려

입력 2020-05-11 15:18 수정 2020-05-11 17:59
기존 2명 외에 자진신고 통해 클럽 방문 장병 추가 확인
국방부서 하루 만에 ‘클럽발’ 3명 추가 확진…용인 부대서도 1명 추가

지난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용인 66번째 환자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7일 오후 환자가 다녀간 클럽의 모습. 2020.05.07. 뉴시스

지난 2일 전후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군 장병들이 11일 추가로 확인됐다. 클럽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국방부 직할부대 부사관 1명이 총 5명을 2차 감염시킨 상황이라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이틀간 자진 신고를 통해 이태원 일대 유흥주점을 방문한 장병이 현재까지 49명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 중 32명은 입대 전 이태원 일대를 방문한 훈련병이며 나머지 17명은 간부 13명, 병사 4명이다. 군은 자진 신고한 인원들을 ‘1인 격리’ 조치하고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진행 중이다. 자진 신고한 장병 중에는 해당 기간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이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진행된 PCR 검사 결과 양성으로 판정된 장병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향후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렇게 되면 격리 및 검사 대상도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바이러스는 이미 국방부에 확산됐다. 국방부 직할부대인 사이버사령부(사이버사) 소속 간부 3명이 이날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같은 부대 소속 A하사와 식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9일과 10일에는 A하사와 접촉한 병사 1명, 간부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A하사를 포함해 국방부 내 확진자는 벌써 6명이다.

군 당국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현재 사이버사 소속으로 A하사와 동선이 겹친 부대원 71명이 충북 괴산의 육군학생군사학교에 격리돼 있으며 추가 확진에 따라 격리 대상은 점점 늘어나는 상황이다. 군은 이들을 포함해 사이버사 부대원 전원을 상대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진행했다. 여기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급증하고 있는 10일 이태원이 속한 용산구보건소 선별진료소가 검사를 원하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0.5.10 hama@yna.co.kr/2020-05-10 12:18:33/

A하사가 숙소로 사용한 국방레스텔에 묵고 있는 국방부 관계자들도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수 있다. A하사를 통해 확진 판정을 받은 5명의 동선 및 접촉자도 문제가 된다. 다만 확진자들은 국방부 핵심 시설인 본청이나 합동참모본부는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장병들의 휴가를 통제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국방부 외 일선 부대에 코로나19가 확산될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는 얘기다. 경기 용인에 있는 육군 직할부대 간부 1명도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영내 복무 중인 장병 150여명을 대상으로 PCR 검사를 진행했는데, 이날 간부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 군 당국은 확진자가 발생한 부대만 휴가를 통제하고 있다. 사이버사와 용인의 육군 직할부대에 휴가 통제 조처가 내려졌다. 국방부는 정부의 ‘생활 속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지난 8일부터 장병 휴가를 정상 시행 중이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전체적으로 휴가나 외출의 통제는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휴가가 통제됐던 장병들의 스트레스가 극심했다는 판단에서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