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식석상에서 다시 사라졌다. 지난 1일 평남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후 11일까지 북한 공식 매체에서 자취를 감췄다.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이 ‘오보’로 드러난만큼 향후 북·미, 혹은 남북 관계 구상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 행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를 두고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 등이 신변이상설을 주장했지만 김 위원장은 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존재를 과시했다.
다만 비료공장 행사 이후 김 위원장은 다시 사라졌다.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10일 째 그의 공개 활동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이 10일 이상 드러나지 않은 것은 올 들어 이번이 여섯 번째다. 여권 관계자는 “아직까지 김 위원장 관련한 특별한 사항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사라진 자리는 김재룡 북한 내각 총리가 채우고 있다. 김 총리는 최근 함북 김책제철연합기업소와 평남 귀성제염소, 황남 물길(수로) 공사 현장을 찾았다. 북한 매체들은 김 총리의 행보를 연이어 보도하고 있다. 김 내각총리에 앞서 총리를 맡았던 박봉주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도 꾸준히 현장을 찾고 있다. 사실상 최고지도자의 경제 시찰을 이들이 일부 대신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북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해 김 위원장이 대외 행보를 꺼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의 측근으로 수시로 대면 보고하는 고위급 경제 관료들의 공개행보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신뢰도가 높지 않은 이야기다.
김 위원장은 다만 평양종합병원 건설, 순천린비료공장 준공식 등 주요한 현장은 직접 챙기고 있다. 현재 제시된 정면 돌파전의 성과가 발생할 경우 김 위원장의 경제 관련 공개행보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이 막혀있는 북·미, 남북 관계에 대한 해법 구상에 들어갔고, 이로 인해 대외행보를 줄이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