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틈타 대만 치자!” 중국 내 논의 ‘활발’

입력 2020-05-11 13:31 수정 2020-05-11 13:33

중국 내 분위기가 심상찮다.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퇴역 장성을 비롯해 정치평론가, 시민들로부터 ‘대만 침공’ 논의가 부쩍 늘어난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미국 태평양 함대의 기동이 어려워졌다는 이유에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에서 대만 무력 통일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우선 톈페이룽 베이징항공우주대학 교수는 중국 매체 관찰자망에서 “중국 정부는 2005년 제정된 '반분열국가법' 등에 근거해 대만에 무력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대만의 정치·사회적 상황은 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평화적 방법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홍콩 시위 사태는 중국 정부가 대만 통일의 기본 전제로 삼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또한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근거를 들었다.

중국군 퇴역 장성들은 미국이 태평양 지역에 배치하는 항공모함 4척이 작전을 펼치지 못함을 이유로 든다. 태평양에는 미 해군의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71), 로널드 레이건함(CVN-76), 칼빈슨함(CVN-70), 니미츠함(CVN-68) 등이 있으며 현재 코로나19로 작전을 전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괌 미 해군기지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해군 건설공병대 차량들이 지난 10일(현지시간) 괌 미해군기지에서 항공모함 루스벨트의 승조원들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 시설로 이송하고 있다.

대만을 침공해야한다는데는 동의하지만 방법론에서는 차이가 있는 이들도 있다. 역사학자 덩타오는 중앙당교 기관지인 학습시보에 “청 왕조가 20년 동안에 걸쳐 정치·외교·경제적 책략을 통해 대만을 약화시킨 후 1683년 대만을 공격해 정복한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는 글을 기고했다. 장기적인 전략을 마련해 치밀하게 대만을 공격하자는 의견이다.

미국이 코로나19로 무너지기를 기다리는 이도 있다. 인민해방군 공군 소장 출신인 차오량(喬良) 중국 국방대학 교수는 “미국이 코로나19로 허둥지둥하고 군사력이 줄어든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코로나19로 미국이 무너지는 게 확실치 않은 한 섣불리 행동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도 중국의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듯 하다. 미 군용기는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해협 등을 총 39회 비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작전 건수다. 이에 맞서 중국 항모 랴오닝(遼寧)함은 지난달 대만 주변을 2차례 항행했다. 6번의 비행 작전도 있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