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의 증가가 식물의 생리작용을 바꿔 지구 온난화를 가속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포스텍은 환경공학과 국종성 교수와 스위스 취리히대학교 김진수 박사 공동연구팀이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 고위도 지역 식물의 기공이 닫히고 증산작용이 줄어 북극 온난화를 가속시키는 것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연구성과는 최근 과학 분야의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산소를 내뿜는 과정에서 잎에 있는 기공을 열어 수분도 함께 내보낸다.
그런데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많아지면 식물은 기공을 조금만 열어도 충분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
기공을 적게 열면 내보내는 수증기의 양도 감소한다.
식물의 증산작용이 감소하면 육지 온도는 더 쉽게 상승한다.
이런 식생의 반응은 지표면과 대기와 에너지 교환을 조절함으로써 전 지구적 기후변화를 초래하는데 이를 ‘생리학적 강제력’이라 한다.
연구팀은 지구 시스템 모형 시뮬레이션을 통해 식생의 생리학적 강제력에 의한 북극 온난화를 규명했다.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 육지 식생의 기공 닫힘 현상이 육지의 온난화를 일으키고, 이는 다시 대기 순환 및 지구시스템 과정의 양(Positive)의 피드백 작용을 통해서 북극에서의 온난화를 가속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로 인한 북극의 온실효과 10% 정도가 생리학적 강제력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밝혔다.
포스텍 국종성 교수는 “미래 기후 전망에서 이산화탄소 증가에 따른 기공 닫힘 효과가 충분히 고려되지 않고 있다”며 “북극 온난화가 현재 제시된 예측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