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권투 WBA 헤비급 타이틀전에서 마이크 타이슨(53)에게 경기 도중 귀를 물어 뜯겼던 에반더 홀리필드(57)가 타이슨과 이벤트 경기를 통해 재대결을 할 가능성을 열어놨다. 대결이 성사된다면 1996년 경기에 이어 통산 3번째다.
홀리필드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TMZ와의 인터뷰에서 “경기를 해도 상관없다. 내가 타이슨보다 네 살 더 많긴 하지만 자기 관리를 잘했으니 충분히 해볼 만하다. 아무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홀리필드는 자선경기 ‘유나이트 포 아워 파이트(Unite 4 Our Fight)’를 벌일 의사를 밝힌 상태다.
홀리필드는 4차례 세계 헤비급 챔피언을 지냈다. 1996년 11월 타이슨은 홀리필드와 대결하면서 오른쪽 귀를 두 차례나 물어뜯었다. 타이슨이 홀리필드의 눈에 보이지 않는 반칙성 플레이에 도발 당한 것이라며 감싸는 의견도 있지만 워낙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국내 복싱팬들은 ‘핵주먹’으로 불리던 타이슨을 조롱하는 의미로 ‘핵이빨’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당시 타이슨에게는 선수 자격 정지와 함께 300만달러의 벌금 등 최고 수준의 징계가 내려졌다.
본래 홀리필드가 맞붙을 것으로 유력한 상대는 과거 헤비급 세계챔피언과 올림픽 은메달을 따낸 레딕 보위(52)다. 보위 역시 현역 시절 45전 43승 가운데 33번 KO승을 거뒀던 유명 복서다. 홀리필드는 “결국 상대에게 (경기할지를) 물어봐야 하는 건 나 자신이다. 개인적으로 유일하게 물어보고 싶은 상대는 보위다. 그는 나와 친구 사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타이슨과의 재대결이 최우선 순위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홀리필드와 타이슨의 첫대결은 1996년 WBA 헤비급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가지고 있던 타이슨의 첫 방어전이었다. 이 경기에서 홀리필드는 11라운드 TKO승을 거뒀다. 문제가 된 1997년 경기 이후 징계를 받은 타이슨은 몇 차례 복귀를 시도했으나 레녹스 루이스, 대니 윌리엄스, 케빈 맥브라이드에게 연달아서 패하면서 결국 2005년 공식 은퇴했다.
타이슨은 이후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루과이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가 상대팀 이탈리아의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를 깨무는 기행을 벌이자 “이기기 위한 집념 때문에 순간 판단력을 잃어서 그런 행동을 했을 뿐”이라며 두둔하기도 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