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교실 내 확진자 있을 수밖에…고3 피해보게 된다”

입력 2020-05-11 09:01
고등학교 3학년부터 등교 개학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1일 세종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등교 개학을 대비해 코로나19 확산 방지 책걸상 배치 등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가 “학생 전체가 다 모이게 되면 그 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등교 개학 보완 대책을 요구했다. 이 교수는 대책을 강화하지 않으면 모레부터 등교 예정인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상당한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이 교수는 1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코로나19에) 감염된 일부 교사도 있을 수 있다. 또 학생 전체가 다 모이게 되면 그 안에서 확진자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생각된다”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경우, 학사일정 때문에 (등교 개학이) 어쩔 수 없다면, 방법을 바꿔야 한다. 분반을 하든지, 날짜를 하루 단위로 바꿔오든지, 아침저녁으로 오든지 어떤 수를 써서라도 밀집도를 확 떨어뜨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특히 서울·경기 지역은 대책을 강화해서 적용하지 않으면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상당한 피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진행자가 이 답변에 ‘상당한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면 고3도 등교를 막아야 하느냐’고 묻자 이 교수는 “그건 맞는 얘기”라며 “한 반에 10명이나 15명 이내 정도만 있어야 하고, 아이들이 선생님 시야에서 관리가 되는 상황에서만 수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고등학교 3학년을 제외한 나머지 학년의 등교 개학에 대해서는 “온라인 수업을 주로 하고, 등교수업은 보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유치원 학생들이나 초등학교 1·2학년생들 등교에 대해서는 교육전문가들이 고민을 다시 해야 한다. 안전한 등교수업 방법을 고민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등교 개학 보완 대책을 요구한 까닭은 다시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오전 8시 기준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는 54명이다. 클럽을 직접 방문한 43명과 접촉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도 11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규 확진자 중에는 제주도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등 대면접촉이 많은 직업군이 있어 지역사회 감염확산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4일 브리핑을 통해 13일 고등학교 3학년부터 등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중대본이 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한 데 발을 맞춘 것이다. 이에 따라 20일에는 고2·중3·초1∼2·유치원, 27일에는 고1·중2·초3∼4, 내달 1일에는 중1과 초5∼6이 등교하는 것으로 예정돼있다.

정부는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걱정하시는 마음 깊이 공감하고, 정부 또한 매일 역학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위험성 정도 등 여러 사항을 협의하고 있다”며 “우리 학생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 모든 위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