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에게 코뼈 부러지도록 맞아” 극단적 선택한 경비원

입력 2020-05-11 07:44 수정 2020-05-11 07:45
지난달 21일 촬영된 아파트 주차장 CCTV. 입주민 B씨가 경비원 A씨를 강하게 밀치고 있다. YTN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에게 지속적인 괴롭힘과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경비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10일 YTN에 따르면 이날 새벽 해당 경비원은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 경비원은 사소한 주차 시비로 인해 입주민 1명과 갈등을 겪어왔고, 폭행 피해까지 입었다고 한다.

YTN이 공개한 CCTV에 따르면 갈등의 발단이 된 ‘주차 시비’는 지난달 21일 발생했다. 경비원 A씨가 아파트 주차장에서 이중 주차된 차량을 밀며 주차 공간을 마련하자, 입주민 B씨가 나타나 거세게 항의했다. A씨를 두 차례 밀치기도 했다. B씨는 이후 A씨를 관리실로 끌고 가 관리소장에게 해고하라고 윽박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지난 3일에는 경비실을 찾아가 A씨의 코뼈가 부러지도록 폭행하기도 했다. A씨의 친형은 “(동생이) 근무할 때마다 때리지 않으면 욕을 하고 갔다”며 “‘이 자식 아직도 여기서 근무하고 있냐. 우리 조직원 풀어서 쥐도 새도 모르게 땅속에 묻어 죽여버리겠다’는 말을 했다”고 YTN에 말했다.

B씨의 괴롭힘은 입주민들이 긴급 대책회의를 열 정도로 심각했다고 한다. A씨는 입주민들의 이같은 노력에도 자신의 집에서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서에는 입주민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과 자신은 잘못이 없다는 호소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하고 A씨의 죽음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