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FC 김승대가 FC 서울 진영 왼쪽에서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날카롭게 볼을 찔러넣었다. 골대를 등지고 있던 조재완은 감각적으로 돌아 왼발 뒷꿈치에 슬쩍 볼을 맞췄다. 방향이 바뀐 볼은 데굴데굴 굴러 서울의 골망을 갈라냈다.
김병수 감독이 이끄는 강원은 10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2020 프로축구 K리그1 개막전에서 조재완의 결승골에 힘입어 서울에 3대 1 대승을 거뒀다.
강원은 예상보다도 더 짜임새 있게 서울을 몰아붙였다. 외국인 선수가 한 명도 없지만, 김 감독의 지휘 하에 오랜 시간 발을 맞춰 온 선수들 간의 호흡은 돋보였다.
지난 시즌 8골 2도움을 올린 조재완은 현란한 드리블과 돌파로 서울 수비진을 흔들어 놨다. 지난 시즌 10골 1도움을 올리며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김지현도 후반 투입돼 정확한 위치 선정으로 득점에 가담했다. 여기에 올 시즌을 앞두고 전북 현대에서 임대로 합류한 김승대가 계속해서 침투를 시도하며 수비라인을 교란했다.
서울은 전반 36분 박동진의 반 박자 빠른 슈팅이 강원 김오규의 발에 맞고 굴절된 뒤 크로스바를 맞고 들어가 일찍부터 앞서나갔다. 하지만 센터백 김남춘이 얼굴 부상으로 교체된 뒤부터 강원 공격에 수비진이 공략 당하며 위기를 맞았다.
김지현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돼 7분 뒤 동점골을 기록했고, 후반 39분 조재완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한 김승대가 단 2분 뒤엔 한국영의 패스를 받아 수비 한 명을 제치고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정확한 오른발 슛을 날려 강원 데뷔전에서 1골-1도움을 성공시켰다. 이들을 포함해 각기 도움을 올린 신광훈과 한국영의 활약까지. 올 시즌 새롭게 재편된 ‘병수볼’은 누가 나서도 치명적인 모습을 과시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