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빕 누르마고메도프(32·러시아)와 토니 퍼거슨(36·미국)의 매치를 이른 시일 내에 보긴 사실상 힘들어졌다. 출전 선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논란에도 대회 무관중 개최를 강행한 종합격투기 UFC 대회에서 저스틴 게이치(32·미국)가 퍼거슨을 잡고 라이트급 잠정 챔피언에 올라서다.
라이트급 4위 게이치는 1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비스타 베테랑스 메모리얼 아레나에서 열린 UFC249 메인이벤트에서 1위 퍼거슨을 5라운드 3분39초 만에 TKO승으로 잡아냈다. 당초 이 경기는 지난달 19일 누르마고메도프와 퍼거슨의 타이틀 매치로 미국 뉴욕에서 치러질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과 누르마고메도프의 대회 출전 포기로 게이치가 대신 나서게 됐다.
뚜껑을 열자 예상외의 경기가 펼쳐졌다. 게이치는 강력한 킥과 펀치를 앞세워 퍼거슨에 우세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마지막 5라운드까지 퍼거슨을 몰아붙인 게이치는 결국 주심 판단에 따라 TKO 선언을 이끌어냈다. 퍼거슨의 13연승을 저지하고 22승(2패)째를 올린 게이치는 라이트급 챔피언 누르마고메도프와 올 가을 통합 타이틀전을 치르게 됐다.
반면 4패(26승)째를 기록한 퍼거슨은 누르마고메도프와의 일전을 또 다시 기약할 수 없게 됐다. 누르마고메도프와 퍼거슨의 대전은 2015년부터 각자의 부상과 코로나19 여파로 5번이나 취소되면서 격투기 팬들을 애 닳게 한 바 있다. 이번 퍼거슨의 패배로 향후 두 선수의 매치업은 가까운 시일 내에 이뤄지기 사실상 힘들게 됐다.
한편 이번 UFC249 대회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을 적절히 해 내지 못한 채 경기를 강행해 수많은 비난에 휩싸였다. 이번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던 호나우도 소우자(41·브라질)는 경기 출전을 앞두고 계체량 행사까지 마친 뒤 자신의 코너맨 2명과 함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소우자가 계체량 행사에서 이미 다른 선수들과도 접촉했던 데이나 화이트 대표와 주먹인사를 했고, 파브리시오 베우둠(43·브라질)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에서 다른 선수들과 호텔의 한 공간에 머무는 등 집단 감염의 우려가 있었음에도 화이트 대표가 대회 개최를 강행한 것.
이에 많은 비판이 제기됐지만 UFC 측은 당당한 반응이다. UFC는 “소우자와 코너맨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 보호구 착용 등이 적시된 UFC의 안전 수칙을 철저히 따랐다”며 결백함을 주장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