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보호하며 조사할 것”…클럽 방문자 독려에 나선 질본

입력 2020-05-10 17:54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 연합뉴스

서울 이태원 일대 클럽에서 시작돼 빠르게 퍼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상황과 관련해 방역 당국은 “최대한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조사를 진행하겠다”며 클럽 방문자들의 진단검사 참여를 독려했다.

개인 신상 유출을 걱정하는 클럽 방문객들이 확진 검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도록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0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날 정오인 기준으로 서울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총 54명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확진자 대부분은 20∼30대 젊은 층으로 파악됐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아무래도 클럽 방문자여서 20∼30대 젊은 층이 많은 상황”이라며 “그 클럽을 방문하신 분들은 모두 다 검사를 해서 무증상 상태에서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게끔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 왼쪽)이 8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및 확진 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본부장은 54명의 환자 중 무증상 상태에서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경우가 30% 정도 된다고 강조했다.

관련 클럽 중에는 성소수자들이 자주 가는 시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변 노출을 우려한 방문자들이 역학조사에 협조적이지 않아 방역당국이 곤혹스러워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 본부장은 “최대한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신속하게 검사를 받아야 본인의 건강뿐 아니라 가족과 동료, 사회, 공동체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유념해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클럽 등 유흥시설은 환경적으로 2m 거리두기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기 어려워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정 본부장은 “유흥시설은 지하이고 창문이 없어서 환기하기 어렵고, 사람들이 밀접하다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감염예방수칙을 지키기가 쉽지는 않다”며 "입장하는 사람의 수를 줄이거나 굉장히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실효성 있는 관리 방법을 계속 검토 중”이라면서도 “서울시처럼 위험도가 높은 시설에는 영업을 중단시키는 방법이 마지막 수단”이라고 밝혔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