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일 정오까지 총 54명으로 확인된 가운데, 지난달 논란이 됐던 부산 소재 클럽에서는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방역당국은 환자의 증상 발현 시점 차이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이날 오후 충북 청주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을 통해 “부산 사례의 경우 확진자가 (클럽을) 발병 2일 전에 방문했기 때문에 전염력 차이가 크게 났을 것”이라며 “확진자들이 어느 정도 전염력이 있는 시기에 클럽을 방문했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용인 66번째 확진자는 지난 2일 새벽 이태원 클럽과 주점, 편의점 등을 다녀온 뒤 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까지 이 환자와 관련된 확진 사례는 54명으로 집계됐다. 54명 중 이태원 클럽을 직접 방문한 확진자는 지표 환자를 포함해 43명이며 가족, 지인, 동료 등 기타 접촉자는 11명이다. 용인 66번 환자는 클럽 방문 당일 발열, 설사 등 코로나19 증상을 보였다.
반면 지난달 부산 소재 클럽을 방문했던 대구 19세 환자와 접촉해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는 현재까지 발생하지 않았다.
부산시 등에 따르면 대구에 거주하는 이 환자는 입대를 앞둔 지난달 17~18일 사이 부산을 방문해 클럽 등 유흥업소를 잇달아 들렀다. 이후 지난달 20일 포항 해병대 교육훈련단에 입소했고, 사흘 뒤인 지난달 23일 확진 판정을 받아 교육훈련단에서 퇴소 조치됐다. 방역당국은 이 환자의 증상 발현 날짜를 입소일로 추측하고 있다.
접촉자 조사 과정에서 지인 1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역학조사 결과 이 환자가 부산을 여행하기 전 접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클럽 방문 당시 환자의 감염력 차이 때문에 두 사례가 극명한 대조점을 보였을 것이라 분석했다.
정 본부장은 “이번 사례도 2명 정도가 노출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분들이 증상이 있을 때 클럽을 갔다”며 “첫 번째 환자는 지난 2일 클럽을 다녀온 후 증상이 나왔다고 이야기하지만, 발병 전 전구증상기에 전염력이 높을 수 있기 때문에 전염력이 높은 시기에 클럽을 방문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 사례에선 발병 이틀 전에 클럽을 방문했기 때문에 전염력 차이가 크게 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사례에 대해 아직 역학조사 중인 만큼 방역당국은 현재 시점에서 두 사례를 정확하게 비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기저에 있는 감염 규모가 어땠는지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어서 이태원 클럽 관련 조사가 정리가 돼야 정확한 비교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