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열사의 스승 사에리시 선교사, 국민훈장 동백장 받았다

입력 2020-05-10 17:00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문체부 스마트워크센터 회의실에서 임연철 작가에게 '고 사에리시 국민훈장'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폴공, 유영완 목사, 박 장관, 임 작가, 이기복 목사, 김규세 목사.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유관순 열사를 길러냈던 사애리시(史愛理施·앨리스 샤프·1871~1972) 선교사가 지난 6일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서울 용산 문화체육관광부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진행된 훈장 수여식에서는 사애리시 선교사의 전기를 집필했던 임연철 미국 드루대 감리교 아카이브 연구원이 참석해 유족의 위임을 받아 대리 수여했다. 유족이 참여하는 정식 훈장 수여식은 오는 9월 열릴 예정이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사애리시 선교사에게 동백장을 수여한 것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 많은 업적을 세운 선교사들의 사역을 보다 활발하게 연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축사했다. 임연철 연구원도 “훈장을 통해 사애리시 선교사에 대한 그동안의 연구를 더욱 깊이 있게 연구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유영완 천안 하늘중앙교회 목사도 “사애리시 선교사 기념사업을 진행하면서 그동안 신앙의 뿌리인 선교사들의 활동에 너무 무관심했단 걸 알게 돼 안타까웠다”면서 “앞으로도 선교사들의 사역을 깊이 발굴해 다음세대에 신앙의 유산을 물려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늘중앙교회는 지난해 교회에 앨리스 샤프 선교사 기념홀을 열었다.

사애리시 선교사는 1906년 선교 활동 중 병에 걸린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우리나라에 남아 사역을 계속하다 40년 일제에 의해 추방됐다.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은퇴선교사요양원에서 지내다 72년 9월 8일 10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그는 공주영명중·고등학교 전신인 명설학교를 비롯해 9개의 여학교와 7개의 유치원을 설립했다. 한국 최초의 여성 목사인 전밀라와 여성 경찰서장 노마리아가 사애리시 선교사의 제자였다.

1919년 3·1운동의 상징인 유관순 열사에게 독립의식을 심어준 것도 그였다. 사애리시 선교사는 1910년 충남 천안 병천면 지령리교회에서 여덟 살이던 유 열사를 만났다. 그는 나이가 어렸지만, 신앙심이 깊고 영리했던 유 열사를 눈여겨보다 수양딸로 삼았다. 1916년에는 유 열사를 서울 이화학당에 편입시켰다. 여성 지도자로 키우기 위해서였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