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굳어버린 소비심리가 때 이르게 찾아온 더위에 녹고 있다. 지난 3월 전국 평균 기온이 기상청 관측 이래 역대 2번째로 더웠던 것에 이어 최근 서울 낮 최고 기온이 27도까지 오르는 등 7월에나 나타날 법한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면서 선풍기와 에어컨, 빙수 등 여름 아이템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10일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4월 30일~5월 6일까지 에어컨 매출액이 직전 일주일(4월 23~29일)보다 222%, 선풍기가 665%, 서큘레이터가 630% 증가했다. 세계 각국 기상청은 올 여름이 역대 가장 무더운 해가 될 것이라 전망했고, 한국 기상청도 5~6월 평균 기온이 과거 30년 평균기온 대비 높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 등 ‘역대급 더위’가 예고되자 미리 여름 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올 여름이 예년보다 무더울 것을 예측한 소비자들이 에어컨 구매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들도 에어컨, 수박 등 여름 상품을 예년보다 조금 일찍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7일 아이스박스 매출이 24.9%, 선풍기가 154.8%(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자 ‘이른 여름나기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에어컨 구매 후 설치 신청 시 평균 2~4일 내로 설치 받을 수 있고, 조건에 따라 상품권도 받을 수 있다. 또 13일까지 수박 전 품목에 할인 프로모션을 적용해 최대 35%(중복할인 시) 할인을 받으면 1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홈플러스는 평소 6~7월쯤 선보이던 조각수박의 론칭 시기를 5월로 앞당겼다. 그러면서 기존에 판매하던 ‘1/2 조각 수박’보다 더 작게 조각낸 ‘1/4 수박’을 선보였다. 최근 부쩍 늘어난 1~2인 가구의 수요를 고려하면서도 나들이나 캠핑을 가서도 편리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식음료업계도 여름 먹거리에 집중하고 있다. 푸르밀은 최근 여름 날씨가 나타나면서 미숫가루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꿀이 든 미숫가루우유’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푸르밀 관계자는 “이른 더위에 미숫가루우유 주문량이 늘고 있다”며 “빙수에 부어 먹거나 씨리얼을 말아먹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서식품은 지난 7일 ‘맥심 카누 아이스’ 2종(아이스 블렌드, 아이스 라떼)을 한정 출시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여름철에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제품으로, 더위를 씻어낼 수 있도록 산뜻하고 청량한 풍미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카페업계는 다른 카페와 차별화한 빙수 출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할리스커피는 업계 최초로 몰티져스와 콜라보한 ‘할리스X몰티져스 초코빙수’를 출시했다. 눈꽃우유 얼음에 초코소스, 마시멜로, 바닐라 아이스크림 등을 올린 뒤 별도로 제공된 몰티져스 초콜릿을 부시거나 통째로 토핑해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카페 드롭탑은 시그니처 빙수 ‘아이스탑 6종’을 출시했다. 달고나, 콘치즈, 흑당 등 트렌드를 반영한 신규 빙수 3종과 기존 스테디셀러 빙수의 리뉴얼 3종으로 구성됐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