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합당 전 연동형비례대표제 먼저 없애라”

입력 2020-05-10 16:23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 논의를 먼저 시작할 것을 주장했다. 모(母) 정당인 미래통합당과의 합당에 앞서 폐지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미래한국당이 독자 정당으로 생존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는 10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뇌관을 제거하지 않고 지뢰밭을 건널 수 없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폐지하지 않으면 비례 정당은 필연적으로 다시 나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 논의를 위한 ‘2+2 회담’도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미래한국당 주호영 원내대표, 원 대표가 만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하자는 취지다. 원 대표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범여권이) 비례정당을 만들 수밖에 없는 제도를 만들어놓고 합당하라, 비례정당 없애라는 등 주장을 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당 일각에서는 미래한국당이 통합당을 탈당해 당선된 무소속 4명을 영입하거나 국민의당과 공동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등의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미래한국당이 독자적인 교섭단체로 자리를 잡고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추천 문제, 국고보조금 배분 등에서 이득을 취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그러나 원 대표는 독자 정당 구상에는 선을 그었다. 원 대표는 “국고보조금을 받아내기 위하거나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얻어 내기 위해 단 1분도 논의한 적이 없는 정당이라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고 말했다. 원 대표는 21대 국회 개원 전인 이달 중 당선인 등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