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건위 “코로나로 공공의료 약점 드러나”…방역 실패 사실상 인정

입력 2020-05-10 16:22
우한의 의료진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영국 BBC 방송 캡처

중국 고위급 인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코로나19)은 “중국 공공의료 시스템의 약점을 드러낸 큰 사건(big test)”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초기대응 실패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보기 드문 경우라고 영국 BBC방송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날 리 빈 중국 국가보건위원회 부국장은 기자들과의 면담에서 “이번 (코로나19) 대유행은 중국 통수권이 마주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중대한 전염병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공중보건 시스템의 약점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리빈 중국 국가보건위원회 부국장. 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영국 가디언지는 “(리빈이) 중앙집권적이고 효율적인 지휘체계를 구축하고, 질병 예방 시스템을 현대화할 것”이라면서 구체적으로는 “데이터,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의료보험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같은 중국의 반성에는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다.

BBC는 “중국 지도자들이 잘못을 인정하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초기 코로나19 대응실패를 두고 국내외적인 비난이 격렬하지만 집권 공산당의 중진의원은 전혀 처벌받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또한 “언론 검열과 중앙집권을 완화하라는 요구에는 전혀 응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초기에 코로나19가 우한 지역에서 발발한 당시에 너무 느리게 대응해 대유행을 막지 못했다는 국제적인 비판을 받아왔다.

일례로 중국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을 파악하려는 국제 조사 요구를 거부했다. 지난 4월 EU 보고서는 중국이 코로나19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퍼뜨린다고 비판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발병을 처음으로 온라인에 폭로했던 중국 의사 리원량

지난해 12월 중국의 코로나19 발병을 처음으로 온라인에 폭로했던 의사 리원량은 공안에 끌려가 허위 발언을 중단하라는 경고를 받았으며 이후 코로나19에 노출돼 치료 도중 사망했다.

존스 홉킨스 대학의 10일 집계에 따르면, 중국의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4637명이며, 확진자는 8만3990명에 달한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