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기차 시장 1위인 미국의 테슬라가 빠른 속도로 국내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1분기에는 벤츠, BMW에 이어 국내 수입차 판매량 3위에 올라섰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까지 테슬라는 국내에서 4070대(1월 138대, 2월 1433대, 3월 2499대)를 팔아 국내 수입차 판매량 기준 3위에 올라섰다. 이 기간 벤츠와 BMW가 각각 1만5400대, 1만1331대를 팔며 압도적인 차이로 판매량 1, 2위를 기록했다. 한국지엠(GM) 쉐보레 브랜드의 국내 판매량은 3810대였고, 볼보와 아우디는 각각 3190대를 팔았다.
테슬라의 1분기 판매량은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전기차 판매량(8831대)의 절반에 육박한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소형 세단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위주로 형성돼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코나, 포터, 기아차의 쏘울, 니로, 봉고 등이 있다. 1분기 국내 판매량을 보면 아이오닉이 382대가 팔렸고, 코나는 1639대, 포터가 2039대, 기아차 쏘울이 51대, 니로가 809대, 봉고가 887대가 팔렸다. 한국GM 볼트 판매량은 766대, 르노삼성차 SM3는 180대에 그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3월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11%에 달했다”며 “한국 소비자도 혁신에 동참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내 업체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었던 점을 감안해도 테슬라의 질주가 두드러진다는 게 업계 평가다.
2017년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한 테슬라는 지난해 11월 보급형인 모델3를 출시한 이후부터 판매가 급증했다. 모델3은 국내 출시 당시 가격이 최저 5369만원으로 책정됐다. 국내 등록 테슬라 차량은 지난해 10월 말 1599대에서 3월 말 7400대로 뛰었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의 테슬라 입지는 향후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는 현재 국가와 지자체에서 주는 전기차 보조금을 받고 있다. 올해 테슬라 모델3 구매시 지원되는 국가 보조금은 최대 800만원으로 전기차 보조금 상한(820만원)에 가깝다. 앞서 서울시는 올해 전기택시 구입 보조금을 대당 최대 1820만원으로 책정하면서 대상 차종을 기존 현대·기아차 4종에서 테슬라 모델S와 모델3를 포함한 7개사 19종으로 확대한 바 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