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의 자신감…“우리가 표준, 대한민국이 선도”

입력 2020-05-10 15:52 수정 2020-05-10 15:56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국민의 힘’과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을 언급하며 국가적 자긍심을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K 방역’과 ‘첨단산업의 세계공장’을 언급하며 한국이 방역과 경제에서 세계 모범이 되고 선도하는 국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상주하는 춘추관 2층에서 특별연설을 했다. 준비된 원고를 차분한 어조로 22분간 읽었는데, 연설 초반부터 곳곳에 자신감이 드러났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목표는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이라며 “이미 우리는 방역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가 됐다. K 방역은 세계의 표준이 됐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와 관련해서도 “선도형 경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하겠다”며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로 디지털 경제를 이끌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투명한 생산기지가 됐다”며 “세계는 이제 값싼 인건비보다 혁신역량과 안심 투자처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우리에겐 절호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기업의 유턴은 물론 해외의 첨단산업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과감한 전략을 추진하겠다”며 “대한민국이 첨단산업의 세계 공장이 되어 세계의 산업지도를 바꾸겠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가 따르고 싶었던 나라들이 우리를 배우기 시작했다”며 “우리가 표준이 되고 우리가 세계가 됐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위대함을 말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방역은 세계적 성공모델” “대한민국의 위상이 몰라보게 높아졌다”는 평가도 내렸다.

문 대통령의 이런 인식은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세계적 호평이 반영된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다만 코로나19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고려하면, 다소 이른 진단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경제’라는 단어를 22차례나 쓰면서 가장 많이 언급했다. 위기는 19번, 코로나라는 단어도 9차례나 썼다. 코로나19로 경제 위기가 심각하다는 인식이 담겨 있는 연설이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국민들의 보여준 시민의식에 여러 차례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연설문 초반에 “지난 3년 촛불의 염원을 항상 가슴에 담고 국정 운영을 했다”며 “국민들께서 보내주신 한결같은 지지와 성원에 한량없는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 힘’ ‘위기 극복의 DNA를 가진 우리 국민’ ‘위대한 국민’ 등의 표현을 쓰면서 “담대하게 나아가겠다”고 했다.

코로나19 탓에 이날 연설 현장 분위기는 이전과는 풍경이 크게 달랐다. 기자단 좌석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최대한 떨어져, 기존 빽빽하던 기자회견과 같은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기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소독제로 손을 소독하고, 코로나 관련 문진표를 작성한 다음에야 브리핑룸에 입장할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은 오전 11시 생중계 시간을 정확하게 맞춰 춘추관에 입장했다. 문 대통령 입장 3분 전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등 3실장이 먼저 들어와 연단의 왼편에 도열했다.

문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문답까지 마친 뒤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며 “악수는 못할 것 같습니다. 인사만 하고 가겠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브리핑룸 맨 앞줄에 앉은 기자들과 간단하게 인사한 뒤 춘추관을 나섰다. 문 대통령이 춘추관 브리핑룸을 찾은 것은 이번이 취임 후 여섯 번째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