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도 축산물도 수산물도 모두 ‘완판’이다. 매번 반나절도 안 돼 동났다. 달려온 차량만 1000여대씩에 이른다. 판매액은 하루 3000만원 이상이다. 파는 사람도 웃고, 사는 사람도 함박 웃었다.
전북도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도청 주차장에서 실시하는 ‘드라이브 스루 판매 행사’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행사는 전북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판로가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축수산인들을 돕기 위해 지난달 4일부터 펼치고 있는 주말 장터다.
특징은 고객이 차량 안에서만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대부분 물품을 시중 가격의 절반 값에 살 수 있어 소비자들도 크게 만족하고 있다.
지난 9일 펼쳐진 ‘수산물’ 장터는 비가 오는 날임에도 준비된 물품이 3시간 만에 모두 팔렸다. 동죽조개와 바지락을 비롯 풍천장어, 구운김, 갈치젓 등 8개 품목, 2050박스가 모두 판매됐다. 당일 매출금액은 3100여만원에 이르렀다.
이날 행사는 전북어촌특화지원센터, 고창군수협과 함께 마련됐다. 도는 6개의 판매 부스에 POS(점포판매시스템)를 설치해 전문 계산원을 배치시켜 결제 시간을 크게 줄였다.
지난 2일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축산물’ 판매 행사는 정오쯤 끝이 났다. 이날 행사에선 한우불고기와 삼겹살 등 6개 품목이 최대 62%까지 할인 판매됐다. 특히 연휴를 맞아 가족과 즐길 수 있도록 불고기 양념, 상추, 깻잎 등 쌈야채를 같이 세트로 준비해 호응을 얻었다.
시민들은 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주문과 결제, 상품 수령(행사요원들이 차 트렁크에 실어줌) 등을 마치고 유유히 빠져 나갔다.
앞서 세 차례 마련된 ‘농산물’ 판매도 역시 “인기 짱”이었다.
지난달 4일 친환경농산물꾸러미를 중심으로 한 첫 농산물 판매에서는 5.5t이 4시간만에 소진됐다. 입소문과 물품이 더해진 18일엔 신선농산물 6t과 가공식품 2800세트 등 5100만원 상당이 금세 바닥났다.
지난 5차례 행사의 판매액은 모두 1억 8000여만원 어치에 이른다. 이 같은 성과로 코로나19 사태속 농어촌과 도시의 나눔 실천 장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는 행사 전날까지 구매 문의가 이어지고 당일엔 장보기 차량이 도청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 아쉽게도 물품을 사지 못하고 돌아가는 차량도 늘고 있다.
최재용 전북도 농축수산식품국장은 “오는 16일엔 감자와 양파 토마토 등 제철 농산물을 중심으로 판매 행사를 가질 계획”이라며 “코로나19를 극복하며 농축산수산인들에게는 새 판로와 희망을 주고 도민에게는 건강하고 신선한 상품을 계속 선사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