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출입 기자들이 상주하는 춘추관 2층에서 대국민 특별연설을 했다. ‘국민의 힘’과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을 언급하며 국가적 자긍심을 역설했다. 연설 대부분은 코로나19 극복에 초점을 맞췄다. 코로나19 탓에 연설 현장 분위기도 이전과는 크게 달랐다.
문 대통령은 오전 11시 생중계 시간을 정확하게 맞춰 춘추관에 입장했다. 문 대통령 입장 3분 전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등 3실장이 먼저 들어와 대통령 연단 왼편에 도열했다.
문 대통령은 준비된 원고를 차분한 어조로 22분간 읽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경제’라는 단어를 22차례나 쓰면서 가장 많이 언급했다. 위기는 19번, 코로나라는 단어도 9차례나 썼다. 코로나19로 경제 위기가 심각하다는 인식이 담겨 있는 연설이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국민들의 보여준 시민의식에 여러 차례 감사의 뜻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연설문 초반에 “지난 3년 촛불의 염원을 항상 가슴에 담고 국정 운영을 했다”며 “국민들께서 보내주신 한결같은 지지와 성원에 한량없는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 힘’ ‘위기 극복의 DNA를 가진 우리 국민’ ‘위대한 국민’ 등의 표현을 쓰면서 “담대하게 나아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 이후 기자 3명으로부터 각각 한국형 뉴딜, 지역경제 회생 방안, 남북관계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비교적 상세하게 답변에 나섰다. 한국형 뉴딜과 관련한 질문에 답할 때는 김 실장이 들고 있던 노트를 꺼내 대통령의 답변을 받아 적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문답까지 마친 뒤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며 “악수는 못 할 것 같습니다. 인사만 하고 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브리핑룸 맨 앞줄에 앉은 기자들과 간단하게 눈인사를 나눈 뒤 춘추관을 나섰다.
청와대는 이날 연설 한 시간 반 전부터 리허설을 진행하는 등 코로나 예방에 최선을 다했다. 기자단 좌석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최대한 이격해, 기존 빽빽하던 기자회견과는 달리 듬성듬성 배치됐다. 기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체온을 측정하고 소독제로 손을 소독했다. 브리핑룸에 입장할 때는 코로나 관련 문진표도 작성해야 했다.
문 대통령이 춘추관 브리핑룸을 찾은 것은 이번이 취임 후 여섯 번째다. 지난해 12월 17일, 정세균 국무총리 지명을 직접 발표한 이후 5개월여만이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