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다녀온 제주 피부관리사, 접촉자만 127명

입력 2020-05-10 15:03 수정 2020-05-10 15:13
제주에 14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30대 여성은 지난 5일 서울 이태원 킹클럽에서 6시간 가량 머무른 뒤, 6일 제주로 들어와 7~9일 제주시 소재 한 피부과의원에서 근무했다. 사진은 10일 원희룡 제주지사가 도청 기자실에서 확진자와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지난 황금연휴 기간 서울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제주 30대 여성 A씨의 밀접 접촉자가 100명이 훌쩍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외부 유입에 의한 감염만 있었던 제주도는 확진자가 모두 완치됐다고 보도자료를 낸 지 하루 만에 대규모 지역감염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제주도는 10일 오전 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A씨의 밀접 접촉자가 127명이라고 밝혔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시 더고운의원에서 근무하던 A씨는 지난 2일 출도해 어린이날인 5일 새벽 0시30분부터 아침 6시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 소재 킹클럽에 머물렀다.

킹클럽은 지난 6일 확진된 용인 66번 확진자(29)가 다녀간 뒤 코로나19 집단감염 발생지가 된 곳이다.

제주도는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A씨는 클럽에 다녀온 다음 날인 6일 오후 3시경 제주로 돌아왔다. 이후 7~9일 3일간 더고운의원에서 근무한 뒤 9일 제주보건소에 용산 클럽 방문 사실을 자진 신고하고 이날 밤 9시경 확진 판정을 받았다.

피부관리사로 알려진 A씨가 7~9일 근무 기간 접촉한 방문객은 127명으로 조사됐다. 동료직원 11명과 버스 기사, 마트 직원까지 포함하면 수는 더 늘어난다.

제주도는 우선 10일 오전 A씨 직장동료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 의사 1명과 동료직원 1명이 고열 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초긴장 상태로 검사 결과를 기다렸으나 다행히 11명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A씨가 근무하는 과정에서 직접 접촉한 것으로 파악된 방문객 127명에 대해서는 관할 보건소를 통해 관련 사실을 알리고 담당 공무원 관리하에 2주 자가격리를 통보했다. 보건당국은 전화 문진을 통해 의심 증상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확진자 근무일에 해당 의원을 방문했지만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은 일반 방문객의 전수 명단도 확보 중이다.

제주도는 A씨의 1차 동선 확인 결과에 따라 더고운의원과 제주시내 모 식자재마트, A씨가 이용한 지인 차량과 시내버스에 대해 방역을 끝냈다.

A씨는 현재 제주대학교병원 음압병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제주도는 A씨의 진술과 CCTV 및 카드 이용 내역 등을 통해 동선과 접촉자 등을 추가 확인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오는 13일 고3을 시작으로 학생들의 등교 개학이 예정된 상황에서 지역감염이 시작되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국면의 전파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긴장을 끈을 놓지 못 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2차 감염 우려가 큰 상황이다. 긴장 태세를 높이고 있다”며 “확진자와 관련한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2차 감염자를 한 명도 놓치지 않도록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연휴기간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제주도민은 모두 10명으로 A씨를 제외하고는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연휴 기간인 지난 4월 29일 밤 10시부터 5월 6일 낮 12시 사이에 서울 이태원 소재 5개 클럽(킹, 퀸, 트렁크, 소호, 힘클럽)을 방문한 도민은 반드시 외출을 자제하고, 인근 보건소나 지역 콜센터(064-120) 또는 질병관리본부 상담센터(1339)에 신고 할 것을 당부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