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중국처럼 성장할 수 있을까요?”
조현(63‧사진) 주유엔대사가 과거 주인도대사로 일할 때 자주 받은 질문이다. 인도는 인구 대국이고 화성에 탐사선을 보낼 정도로 과학기술도 대단하지만, 경제 성장 속도는 기대치를 밑돌곤 했다. 현재도 인도인 가운데 7000만명 이상은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절대 빈곤층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인도가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인도는 2015년부터 중국보다 빠른 경제성장률을 보이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인도의 잠재력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고 말한다.
조 대사가 최근 내놓은 인도 체험기 ‘한국 대사의 인도 리포트’(공감)는 빠르게 바뀌는 인도의 변화상이 세세하게 담겼다는 점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신간이다. 조 대사는 2015~2017년 주인도대사를 지냈고, 외교부 차관을 거쳐 지난해부터 주유엔대사로 재임 중이다.
그가 인도의 변화에서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모디노믹스’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추진하는 ‘모디노믹스’는 “강력한 리더십, 정보통신(IT) 기반 행정부, 인프라 건설”을 뼈대로 삼는 경제정책이다. 조 대사는 이들 요소 가운데 “IT 기반 행정부”에 주목한다. 그는 “(인도 정부는) 모든 주민이 인터넷을 통해 정부 포털을 이용하도록 했다”며 “IT의 확산은 정부 기관들의 행정을 투명하게 만들며 서민들의 의식을 바꿈으로써 사회적 변화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책에는 인도의 역사나 정치 시스템의 변화를 살핀 부분도 등장한다. 마지막 챕터에서는 한국과 인도의 관계를 다룬다. 조 대사는 한국에 인도는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고 거듭 강조한다. 책의 띠지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너무나 멋진 인도(incredible India).”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