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로나19 대응은 완전한 혼돈의 재앙”
“바이든 선거운동 열심히 도울 것”
백악관 “트럼프, 많은 생명 구해” 반박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처에 대해 “완전한 혼돈의 재앙(absolute chaotic disaster)”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어 “코로나19 대처는 글로벌 위기상황에서 왜 강한 리더십의 정부가 필요한지를 상기시켜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CNN방송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백악관과 오바마 행정부에서 함께 일했던 참모들과 8일 30분 동안 전화 통화를 했던 음성파일을 입수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통화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최고의 정부가 대응해도 (결과가) 나쁠 수 있다”면서도 “‘내게 무슨 이익 되는지’, ‘다른 사람에겐 관심이 없다’는 사고방식이 우리 정부에서 작용하면서 ‘완전한 혼돈의 재앙’이 빚어졌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또 “이번 대선은 단순히 특정 개인이나 정당에 대한 싸움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이기적이고 부족적이며 분열적이고 다른 사람들을 적으로 보는 오랜 경향과 싸운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것이 내가 조 바이든을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쓰고,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겠다는 이유”라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어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 기소를 취하하기로 한 윌리엄 바 법무장관의 결정과 관련해선 “법치가 위험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플린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인사로 ‘러시아 스캔들’ 수사 당시 허위 진술 혐의로 기소됐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전임 행정부 비난에도 공개적 맞대응을 삼가왔다. 이날 공개된 통화는 비공개 논의이기는 하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내놓은 언급 중 가장 강도 높은 것이라고 CNN방송은 평가했다.
그러면서 CNN은 이번 통화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 선거운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독려하는 의도가 깔려있었다고 분석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비판을 일축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은 전례가 없는 것이며, 많은 미국인들의 생명을 구했다”고 주장했다. CNN은 오바마 전 대통령 측은 이번 통화내용 공개에 대해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서로를 돌보는 정신이 정부에도 있어야 한다”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바이든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재임 8년 동안 부통령을 지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지선언에서 “바이든을 부통령으로 택한 것은 최고의 선택 중 하나였다”면서 “바이든이 지금 대통령에게 필요한 모든 자질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고 치켜세웠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