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조선 3대 왕인 ‘태종 이방원’에 비유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당선자는 지난 8일 공개된 <‘노무현 대통령 서거 11주기 특별영상’ 노무현의 시대가 올까요?>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통해 “노무현과 문재인 대통령은 기존 질서를 해체하고 새롭게 과제를 만드는 태종 같다”며 “이제 세종의 시대가 올 때가 됐다”고 말했다. 다만 세종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태종(1400~1418 재위)은 태조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로 왕자의 난을 일으켜 집권한 이방원이다. 고려의 신하 정몽주를 살해하고 피의 숙청을 단행하는 등 건국의 기틀을 닦아 세종이 선정을 펼칠 기반을 만들어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당선인의 이런 ‘태종 발언’은 이번 총선에서 우리가 대승하고 노무현 시대가 온 것인지, 노무현 시대는 어떤 시대를 말하는 건 지에 관해 얘기해보자는 강 교수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노 전 대통령이 사행천 사진을 좀 구해오라고 했었다”고 회상한 이 당선인은 “저 물은 결국 바다로 가는데, 빨리 못 간다. 온갖 장애를 딛고 마침내 바다로 가는 거다. 끝없는 역경을 딛지만 결국 물은 낮은 곳으로, 마지막 바다로 가잖나. 노 전 대통령의 시대정신은 바다로 향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과거 ‘정치가의 길을 가야 하는 건 현실에서도 역사에서도 승자가 돼야 하는데 나는 역사에서 승자가 되고 싶다’고 하셨다”고 회상은 이 당선인은 “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인을 넘어서 한국사의 새로운 사상적 지평을 열고 갈 길 정하는, 그걸 실천하는 게 노무현 없는 새로운 시대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 당선자는 노 전 대통령 보좌관 출신 친노 핵심 인사로 꼽힌다. 강원도지사 시절 당선 무효형을 받은 뒤 이번 총선에서 당선돼 9년 만에 정계에 복귀했다. 이날 방송은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 촬영됐다. 이 당선인 외에 김경수 경남지사, 전재수 민주당 의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강원국 교수 등이 출연했다.
유 이사장도 “노 전 대통령은 ‘시대의 첫차가 되고 싶었는데 구시대의 막차 운명’이라고 하셨다”며 “문 대통령은 새 시대의 첫차에 탑승했다고 저는 본다”고 했다. “많은 것들이 참여정부에서 문재인 정부로 이어졌다”고 한 유 이사장은 “이 흐름은 문재인 정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그 강물처럼 가고자 했던 이 물결이 긴 기간 이어져야 한다고 믿는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 없는 노무현 시대’라고 평가하며 노 전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2002년 7월 노 전 대통령이 불쑥 나한테 ‘유시민씨, 노무현 시대가 올까요’라고 물었다”며 “‘오죠. 그건 필연적으로 올 수밖에 없죠’라고 했더니 노 전 대통령이 ‘근데 그런 시대가 오면 나는 없을 거 같아요’라고 하셨다”고 떠올렸다. 유 이사장은 이어 “(노 대통령이) ‘그런 시대가 오기만 하면 내 없으면 어때’라고 그러시더라”고 떠올렸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