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1주일 앞두고 광주 곳곳에서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참석인원은 줄이고 무관객·온라인 행사는 늘렸다.
광주시는 “11일부터 6월17일까지 상무지구 5·18자유공원 내 옛 헌병대 본부와 영창, 법정, 내무반 등에서 5·18 관련사진과 영상물을 증강현실(AR)로 살펴보는 특별 전시회를 갖는다”고 10일 밝혔다. 국가폭력과 인권유린 현장을 전시·체험해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취지다.
1980년 5월 시민군들이 끌려가 고초를 당한 헌병대 본부와 영창에서는 잔혹했던 당시 수감생활과 재판 진행과정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자유공원 입구에는 5·18 당시 사용한 표어를 주제로 한 조형물이 설치되고 내무반 앞마당에는 홍성담 화백 등의 판화를 담은 영상물이 상영돼 그날을 돌아보게 된다. 당시 시민군으로 활동하던 5·18구속부상자회 회원들이 특별전시회 해설자로 나서 직접 방문객을 안내한다. 시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을 의무하고 발열검사 등을 통해 유증상자의 관람은 금지할 방침이다.
올해 처음 지방 공휴일로 지정된 5·18 40주년을 기념하는 창·제작 연극 등 문화공연도 다채롭게 선보인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와 아시아문화원(ACI)가 준비해온 연극 ‘나는 광주에 없었다’는 12일부터 18일까지, ‘시간을 칠하는 사람’은 27일부터 31일까지 관객들과 만난다. ACC와 ACI는 발열검사와 손소독, 마스크 착용 확인을 거친 시간대별 입장제한과 거리두기 객석제 운영을 통해 코로나19 확산방지에 나선다.
해마다 인산인해를 이루던 5·18 전야제 등 주요행사는 취소됐다. 5·18 기념행사 절정인 전야제가 열리지 않는 것은 유족회,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 등 5월 단체들이 1988년 광주 구동 실내체육관에서 자발적으로 전야행사를 갖기 시작한 이후 30여년 만이다.
정부가 주관하는 40주년 공식 기념식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한 채 예년의 10분의1인 400명 정도가 참석한 가운데 옛 전남도청 앞 민주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옛 도청은 5·18 최후 항쟁지다. 5·18 40주년 기념행사위는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로 대중성을 확보하는 데 올해 행사의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시민들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온라인 위주 기념행사를 치러 그동안 난무해온 5·18왜곡과 폄훼를 바로잡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행사위는 오는 10월까지 전국적으로 14개 사업 81개 추모·기념행사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5·18 상징곡 ‘임을 위한 행진곡’ 버스킹 영상을 올리거나 5·18을 주제로 화상에서 영어실력을 겨루는 웅변대회 등 20여개의 온라인 행사가 주축이다. 광주시와 서울시는 5·18 40주년을 기념하는 ‘오월평화페스티벌’을 ‘서울의 봄, 광주의 빛’이라는 슬로건으로 문학과 무용, 음악, 영화 등의 문화예술 장르에서 무관객·온라인으로 공동 개최한다. 40주년 행사위 관계자는 “올해 40주년 기념행사는 대중성과 온라인에 중점을 뒀다”며 “5·18역사왜곡처벌법 제정에 힘을 싣는 5·18 정신선양 사업을 지속적으로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